2017년을 보내며
2017년을 보내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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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주 중문고등학교 교사

[제주일보] 2017년 어느덧 마지막 달력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잘한 일은 웃으며 미소를 짓고, 잘못한 일은 돌아보며 무엇이 잘못된 부분인지 점검을 해 본다. 그래야 2018년도를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올 초 겨울방학에 고등학생 아들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를 함께 여행한 일이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아들이 유럽여행이라는 한마디에 엄마와 8박 9일을 함께했다. 물론 아들과 많은 추억을 나누었다. 함께 방을 쓰면서 고민하고 있는 친구관계, 진로, 꿈 이야기를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두 번째는 학교에서 소중한 학생들과 또 한해를 같이할 수 있는 기쁨을 얻었다. 청소년들이 힘들어하고 학업을 중단하고 싶고, 가족과의 갈등이 생길 때 ‘위클래스’를 통해 위로받고 계속해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때 감사기도가 절로 나온다. 담임선생님의 협조가 없다면 학교는 하루도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할 때 담임교사들은 바쁜 가운데서도 이미 면담을 실시해 파악한 학생들을 보내 주신다. 나는 특성화고에 근무하는 담임선생님을 존경한다. 담임선생님들은 꼭 필요한 학생들의 인적사항을 정확히 알고 추천해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돕도록 해 주었다. 멘토링활동을 통해 영화도 함께 보고 책도 읽고 서로 생각을 나누며 기본예절을 가리키는 선생님들의 도움이 감사하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둥지키움 멘토링 제도는 우리 학교학생에게 큰 혜택이 됐다. 정서행동 관심군 학생으로 친구관계 활동을 어려워해 인성지도, 병원진료등의 서비스가 필요한 학생에게 교육청에서 연구년으로 일하시는 선생님을 보내 주셔서 1년 동안 36회 이상의 상담을 진행할 수 있었다. 아이의 모습이 전보다 많이 성장해 있는 것을 볼 때 너무나 흐뭇하다. 좋은 제도를 계속 발전시켜가면 학교현장이 더욱 행복해 질 것이다.

학업중단집중학교로 예산을 지원받아 아이들이 꿈을 향해 나아 갈수 있도록 직업훈련을 전문적으로 실시 할 수 있었다. 부적응학생들과 특수반 학생을 대상으로 승마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던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대부분의 아침밥을 못먹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아침 밥먹기 캠페인과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비만예방 프로그램으로 운동장걷기를 병행해 아이들의 등굣길을 행복하게 만든 것은 또 하나의 기쁨이었다.

세 번째는 좋은 선생님들과의 아름다운 만남이다. 요즘 워낙 취업이 어려운관계로 임용고시도 재수, 삼수하는 사람이 많고 육지에서 오는 선생님들도 많다.

육지선생님들이 제주생활에 잘 적응하라고 육지반, 제주반 교사들이 함께 분기별로 주말에 뭉쳐 서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나누고 올레 길도 걷고, 오름도 오른다. 선생님들 중에 작업실이 있어서 우리의 아지트로 모이는 곳이 있다. 복돌이가 언제나 우리를 맞이해주고 우리는 밤을 벗삼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좋은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2017년을 보내며 아쉬움도 많다. 남편이 육지에 있는 관계로 가족과의 친목을 등한시 했다. 시아버지가 요양원에 계신이후로는 가족모임도 자연스럽게 줄게 되는 것 같다. 가족들도 저마다 핵가족 구성이 되니 명절이나 잔치가 있어야 뭉치게 되는 것이다. 꼭 가야할 일에만 참여하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족들에게 무관심해 진 것 같다. 2018년에는 가족단합행사에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겠다. 부모님이 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뵐 수 있을 때 한번 더 부모님을 찾아 뵙는 게 진정한 효도라 생각한다.

아이들 상담도 프로그램에 집중하다보니 세심하게 돌아봐야 할 아이들의 개인상담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조용히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정말 친구가 필요한 것을 찾아주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또래상담원들을 교육, 훈련해 각 교실에 배치했는데 효과가 좋았다. 또래상담원들의 자긍심은 가히 칭찬할 만하다. 편지배달, 캠페인 홍보 등매 행사마다 또래상담원들이 활약했다.

무엇보다 올 한 해 건강과 감사로 마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사랑과 행복으로 그리는 한해를 소망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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