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제주를 보내며…
2017년 제주를 보내며…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12.25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한 해가 또 저문다. 어김없이 매체별로 10대 뉴스로 마침표를 찍는 정리의 시간들. 그렇게 지나간 올해 제주사회를 돌아보면 희망보다 우려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게 현실이다.

제주는 지난 15년 간 ‘사람·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국제자유도시’라는 비전을 내걸고 양적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 달려왔다. 그 결과 중국 및 대기업을 비롯한 대규모 자본 투자는 물론 부동산 값 폭등 등과 맞물려 개인 투자까지 몰리면서 이른바 ‘전국구 핫플레이스’로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자본 유입은 곧바로 사람을 끌어 모으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제주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거나 자연과 호흡하는 삶을 살고 싶은 유입인구가 몰리면서 연간 1만명 이상 순유입 인구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 끝에서 ‘바람 타는 섬’이었던 제주가 어느덧 ‘자본과 사람들이 몰리는 섬’으로 변해가는 셈이다. 자본주의적 관점으로 본다면 제주는 ‘상전벽해’에 견줄 정도로 외형적으로 상당히 변모했으며, 이로 보면 ‘국제자유도시’도 그리 멀지 않은 듯한 생각까지 든다.

이렇게 자본과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2017년 제주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상존해 있는 격변의 한 해로 막을 내리고 있다. 문제는 좋든 나쁘든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정작 지역공동체에 기반을 둔 사회적 발전보다는 ‘탐욕’과 ‘사리사욕’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앞선다는 점이다.

지금 제주는 과도한 난개발로 인한 자연 및 생활환경 훼손, 부동산 값 폭등, 쓰레기 및 상하수도 대란, 지역소득 역외유출 심화 등 양적 성장의 부작용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협의를 통한 공동 해결책이 절실해지는 한 해의 끝자락, 새해에는 희망의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