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활성화, '실패 사례' 성찰해야
원도심 활성화, '실패 사례' 성찰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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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시 원도심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을 고시했다. 제주시 일도1동, 이도1동, 삼도2동, 건입동 일원을 대상으로 2020년을 목표로 추진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다. 이 계획을 보면 과거와 달리 매우 고심한 흔적도 보이고 관심을 끌 만한 내용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표정은 무덤덤하다. 단지 ‘이번에는 될 건가?’ 하는 정도의 관심일 뿐 적극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제주시 원도심과 관련한 계획이 수없이 쏟아졌다가 무산되기를 반복한 탓이다. 그만큼 원도심 관련 행정이 신뢰를 잃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계획에는 원도심에 ‘도심 올레’를 조성하고, 관덕정 광장과 연계한 칠성로의 빈 점포에 야시장을 입점시키는 사업 등이 포함됐다. 주요 사업을 보면 마중물 사업으로 ‘옛길을 활용한 도심 올레 조성 및 정비사업’, ‘원도심 기억의 공유 공간 지원’, ‘북성로 주변 보행환경 개선’, ‘공동체 주택 및 쉐어하우스 도입’, ‘창업지원센터 조성 및 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이 추진된다. 전체적으로 도심 재개발보다 근린 재생형 도시재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계획을 보면서 먼저 원도심의 재생과 활성화에는 원도심의 특성을 살려야 함을 주문한다. 관덕정과 목관아 등 전통 거리에 이어진 제주시 원도심 문화와 자랑거리가 자연스럽게 변장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살아날 때 원도심다운 맛이 살아날 것이다.

다음으로 원도심의 삶의 질을 상징하는 대표성이 드러나길 기대한다. ‘제주성내 운주당, 향사당 복원을 위한 토지 매입’. ‘성굽길 복원을 위한 토지매입’, ‘동문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등은 상징성이 큰 프로젝트다. 원도심의 명물로 자리하길 기대한다.

지금 전국의 지자체들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원도심 활성화에 실패한 사례를 보면, 첫째로 지역의 특성과 주민 의식 수준을 고려치 않고 다른 지역 베끼기 사업을 시행한 경우다. 둘째, 그동안 실패에 대한 정밀한 분석 없이 국비 등 예산 중심 사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 주민 중심이 아닌 몇몇 전문가 중심으로 아이디어 사업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야시장 등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업이 천편일률적으로 펼쳐지고, 실패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 젊음의 복원에 초점을 맞추기 바란다.

젊음이 없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 제주시 원도심의 역사·문화 자원을 젊은이들의 아이디어와 접목해 새로운 문화적 자산을 창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주시 원도심의 독특한 문화가 재생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구멍난 항아리에 물을 붓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게 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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