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책
[주말] 책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1.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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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 사색·담론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이라 불리는 고(故) 신영복.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엘리트 지식인이었던 그는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형을 받고 대전·전주 교도소에서 20년간 복역하다가 1988년 8 ·15 특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76년부터 1988년까지 감옥에서 휴지와 봉함엽서 등으로 가족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묶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이 가슴 가장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진솔함으로 가득한 산문집이다. 그는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정치경제학, 한국사상사, 중국고전강독 등을 가르쳤고, 1998년 3월, 출소 10년만에 사면복권 되었다.

이어 그는 1998년 성공회대학교 교수로 정식 임용돼 2007년 정년퇴임을 하고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암 진단을 받은 그는 투병 끝에 지난 15일 향년 7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생전에 발간했던 책 일부가 인터넷서점 대부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1988년 첫 출간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20년간 옥중 삶의 흐름이 그의 글을 통해 잔잔히 펼쳐진다.

‘담론’은 2014년을 끝으로 더 이상 강단에 서지 않은 그가 마지막으로(지난해 4월) 출간한 책이다. 그는 책을 통해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고, 그것이 발까지 이어질 때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는 공부가 된다고 설명한다. 또한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며,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책 속 곳곳에는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가르침이 그득 담겨있다.

'스티브 잡스 이후의 애플'

유카리 이와타니 케인 저/이민아 역

팀 쿡이 이끄는 회사이자 아이폰 등을 개발한 애플(Apple)은 순항하고 있다. 매출 면에서는 애플의 전 CEO인 고(故)스티브 잡스를 능가한다고 한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임기 마지막 3년과 팀 쿡 취임 초반을 다룬 기록으로, 거대한 변화와 도전에 마주한 애플을 세밀하게 들여다본다. 저자인 유카리 이와타니 케인은 애플의 현재와 미래에 관련된 거의 모든 이슈들을 짚으며 핵심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저자는 애플의 전·현직 임원은 물론 거래업체와 애플 감시자 등 200여 명의 관계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 회사의 모든 것을 조명한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애플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까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는 촘촘한 취재와 예리한 통찰을 책에 풍부하게 담아, 갖은 풍문과 쏟아지는 특종기사가 보여주지 못하는 내실 있는 보고서를 이끌어냈다. 팀 쿡의 리더십이 잡스에게 충성했던 임원들에게 미친 영향을 포함해, 신제품 개발 과정, 경쟁업체, 공급업체, 언론, 소비자와의 관계까지 두루 망라해 소개한다. 알마. 2만2000원.

 

'청년 난민 되다'

미스핏츠 저/

누구든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은 일생의 숙원이고 성취다. 그러나 집은 꿈도 꾸지 못하고, 방 한 칸 마련하는 것조차 버거운 청년 세대가 도래했다. 취업에 필요한 ‘스펙’이 쌓일수록 이를 준비하는 데 드는 돈 역시 늘어난다. 수도권 대학 원룸의 평균 보증금은 1418만 원, 월세는 42만 원이다. 주거비를 스스로 마련하려면 수업시간보다 긴 시간을 노동해야 한다. 그렇게 얻은 방도 치솟는 주거비에 맞춰 6개월, 1년 단위로 떠돌아야 한다.

주거는 이렇게 청년에게 현실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덫이 된다. 이것은 과연 한국만의 현실일까. 독립 언론 미스핏츠는 그 답을 직접 찾기위해 지난해 초 타이완, 홍콩, 일본으로 떠났다.

미스피츠는 나라별 청년들의 집을 찾아갔고, 이들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 이 책은 지난 1년 가까이 직접 겪고 듣고 만난 청년 주거의 절망과 희망에 관한 기록이다. 코난북스. 1만5000원.

'파이브'

댄 자드라 저/주민아 역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는 3·4학년들에게 기말고사 대신 자신의 5년 후, 전혀 다른 자신의 미래를 그리는 과제를 내준다. 이런 과정은 자신의 문제점을 재구성하고, 그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서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 걸까?

이 책은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동기부여 강연자로 수많은 기업들에게 가장 초빙하고 싶은 인물로 손꼽히는 댄 자드라의 대표작이다.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나게 되는 질문을 통해 5년 후를 그리는 이 책은 독자 스스로가 직접 보고 쓰고 느끼고 상상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이어 하루에 한 번,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자신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신은 삶은 더 이상 속도가 아닌 방향이며,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앵글북스. 1만3000원.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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