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울까
정의의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울까
  • 이승현 기자
  • 승인 2017.12.21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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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오리엔트 특급 살인
명탐정 포와로, 열차 안 살인사건 수사
법 심판·피의 복수, 현실 맞물려 '주목'
'오리엔트 특급살인' 사진

[제주일보=이승현 기자] 폭설이 내리던 밤, 열차에서 승객 한명이 살해당했다. 사건 의뢰를 받고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초호화 열차 ‘오리엔트 특급열차’에 올라탄 명탐정 에르큘 포와로는 기차안에서 벌어진 밀실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수사를 시작한다.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13명의 용의자들 사이에서 포와로는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분투한다. 그러나 용의자를 한 명 한 명 심문할 때마다 단서는 어긋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추리소설의 여왕 에거사 크리스티의 동명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1974년 한 차례 영화화 돼 당시 큰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올해,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케네스 브래너 감독에 의해 다시 영화화 됐다.

케네스 브래너는 ‘헨리5세’로 제62회 아카데미 감독상 및 남우주연상에 동시에 노미네이트, 제65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연출력과 연기력 모두 인정받은 감독이자 배우이다. 그가 연기한 포와로는 삐뚤어진 것을 참지 못하는 포와로의 성격을 익살스럽게 표현했고 동시에 그의 정의감과 카리스마 또한 인상 깊게 그려냈다. 우리나라에선 어쩌면 생소할지도 모르지만 에르큘 포와로는 흔히 추리하면 생각나는 탐정 셜록 홈즈만큼이나 매력적인 주인공이다.

조니뎁과 미셸파이퍼, 페넬로페 크루즈 등 유명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과 원작에서부터 검증된 스토리, 후반부에 몰아치는 긴장감은 일품이지만 빠른 템포와 몰입감이 넘치는 현대 추리물과 달리 차분하고 초중반 긴장감이 덜해 얼핏 밋밋해 보이는 전개는 보는 관객들마다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결말을 향해 달려나가면서 영화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범인이 세운 치밀한 계획 속에서 포와로는 정의를 갈망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범죄자들이 가벼운 형량을 채우고 다시 사회로 나와 피해자 가족과 그 주변을 공포에 떨게 만들고 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 정의란 법에 의한 심판인가 잔혹한 피의 복수인가….

“비록 세상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일지라도 살인은 용납할 수 없다”던 포와로, 정의의 저울은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 질 것인가 그가 내릴 결론을 주목해보자.

이승현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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