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한파처럼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세밑 한파처럼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 현대성 기자
  • 승인 2017.12.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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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현대성 기자] 날씨가 추워지면 으레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사회에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올해는 매서운 한파만큼이나 세밑 온정의 손길이 얼어붙고 있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희망 2018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온도를 살펴보면 이 같은 ‘온정 한파’가 여실히 드러난다.

19일 현재 ‘사랑의 온도’는 24.1도에 그치고 있다. 73일의 캠페인 기간이 30여 일 가량 진행된 가운데, 사랑의 온도는 아직도 20도대에 머물고 있다. 

아직 캠페인이 40일가량 남았지만, 연말이 지나면 상대적으로 나눔 열기가 식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추세로 온도탑의 눈금이 100도를 가리킬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특히 올해는 안타까운 사연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많은 후원을 받았던 ‘어금니 아빠’ 이영학씨가 후원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추악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부 무용론’까지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제주의 경우 큰 규모의 기업이 많지 않은데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기업 경기가 좋지 않아 기업들이 기부를 꺼리고 있기도 하다.

어려울수록 남을 생각해 나눔을 베푸는 일에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던 것이 제주도민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정서다. 

제주 사람들은 동네 이웃을 ‘삼춘’이라 부르며 친척과 같이 대하고, 부족한 노동력을 ‘수눌음’으로 공유했다.

세밑 추위처럼 얼어붙은 사랑의 온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선조들의 ‘나눔 정신’을 본받는 것이다.

도민 여러분의 작은 온정의 손길이 어려운 이웃에겐 큰 도움이 된다. 

지난 겨울, 1만여 개의 촛불이 제주를 뜨겁게 달궜던 것처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일상 속 작은 기부를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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