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도 경영이다
식당도 경영이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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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호. 제주한라대학교 외식산업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제주일보] 우스갯소리로 “할 것 없으면 국밥집이나 하지”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외식업, 또는 식당에 대한 것을 가볍게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식당은 그리 만만하게 볼 창업이 아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자영업 창업 대비 약 80%가 1년 안에 폐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0개 중에 8개가 1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또 2017년 전체 취업자 수 중 25.6%가 창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수가 창업을 하고 또 많은 수가 폐점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2017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창업을 함에 있어서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어서 창업을 결정하지만 실제 창업을 준비하는 기간은 1~3개월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창업을 함에 있어서 준비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서울시에서 2011년 조사한 창업 실패의 원인을 보면 준비 부족(35%)과 경영 관리 미숙(23%)이 58%로 나타났다. 창업을 위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하고 이후에도 경영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외식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아무리 작은 식당도 경영자적 마인드와 공부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요즘 백종원의 푸드트럭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여기서도 백종원씨가 지적하는 것 중 하나가 식자재 원가율과 그에 대한 가격 책정이다. 보통 식당의 경우 30~35%의 식자재 원가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물론 푸드트럭의 경우에는 35~40%의 원가율을 책정하기도 한다. 가끔 식당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실제 자기 가게의 메뉴에 따른 식자재 원가가 얼마인지, 또는 가격이 적절하게 책정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계산을 해본 적이 없는 분들도 있다. 또 내가 얼마를 팔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손익분기점 또는 손익분기점 매출액에 대하여 알고 있지 못한 분들도 있다. 자신의 메뉴에 대한 원가를 계산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일, 손익분기점을 계산하고 나의 매출의 기본 목표를 삼는 일 등 일련의 계산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매출에 대한 목표를 수립한 후에는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상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그 세분화된 시장 속에서 나의 주 고객이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할 필요도 있다. 주 고객이 명확해야 이에 맞는 적절한 홍보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의 식당의 주 고객이 20~30대 관광을 온 젊은 사람들이라면 SNS를 활용한 홍보를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면 나는 SNS를 활용한 홍보 방법에 대하여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또 40~50대 관광을 온 사람들이 주 고객이라면 SNS를 활용한 홍보 효과는 조금 떨어질 수도 있다. 이땐 또 다른 홍보 전략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나의 주 고객층을 선정하고 이에 맞는 홍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세분화하는 방법, 주 고객층을 선정하는 방법, 그리고 다양한 홍보 방법에 대한 학습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운영을 하면서, 또는 매장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는 그 가게의 매출을 예측·분석하는 힘도 있어야 한다. 즉 회전율과 객단가를 산정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예측하는 방법 등을 알고 이를 통해 나의 매출을 분석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러가지 관점에서 나의 상황, 고객, 매출 현황을 분석하거나 예측하고, 이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이러한 일련의 행위들은 모든 경영을 하는 기업에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아무리 작은 식당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이런 경영적 분석이 없다면 단순하게 자신이 일하고 자신의 인건비를 받는 경우가 일어나거나 자신도 모르게 자금이 점점 줄어들어 문을 닫지 못해 하는 슬픈 일이 현실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무리 작은 식당이라도 경영이다. 물론 매장의 크기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인 경영을 하지 못하는 식당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경영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현장이 바로 식당이라는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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