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한파, '한랭 질환' 주의해야
올 겨울 한파, '한랭 질환' 주의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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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지역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올 겨울 처음으로 제주시 조천읍에서 한랭 질환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제주기상청은 북서쪽에 확장한 찬대륙 고기압의 영향으로 당분간 제주지역에 추운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산간을 비롯한 일부 지역이 영하의 날씨를 보이고 있어서 한랭 질환이 우려된다. 우선 고령자부터 외출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 겨울에 발생한 한랭 질환자 상당수가 ‘빈곤층’이었다는 점에서 저소득층과 독거 노인 등에 대한 주위의 보살핌이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2월 들어 전국 524개 응급실을 조사한 결과 한랭 질환자가 52명 발생해 이 중 3명(제주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랭 질환’은 추위가 원인인 저체온증, 동상, 동창(凍瘡·추위로 인한 피부손상) 등이다. 한랭 질환자 중 70% 가량은 저체온증이었다. 이 중 사망자는 모두 저체온증이 원인이었다. 한랭 질환자 40% 가량은 65세 이상 고령자였다. 체력과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 한랭 질환에 취약한 셈이다. 국내 한랭 질환자는 2013년 259명에서 지난해 441명으로 3년 새 2배 가량 늘었다. 과거보다 난방이 잘돼있고, 기능성 겨울 의류도 많아졌는데도 왜 한랭 질환이 늘어나는 걸까.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로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음주자가 많아진 탓으로 본다. 더욱이 고혈압과 심뇌혈관 질환, 당뇨 등 만성 질환을 앓는 고령자는 체온 유지에 취약해 저체온증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져 정상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전신이 떨리고 맥박과 호흡이 빨라지면서 얼굴이 창백해지면 저체온증 초기 증상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술에 취한 듯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날씨가 추운데도 옷을 벗는다거나 몸을 반복적으로 흔드는 이상 행동을 보이면 곧바로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저체온증을 막으려면 체온 유지가 필수다. 얇은 옷을 여러겹 겹쳐 입고, 밑단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명심해야 할 점은 저체온증 환자는 탈수가 심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 합병증을 유발하므로 빨리 수분을 보충해야 한다. 앞으로 눈이 오고 한파로 빙판길 낙상 사고도 우려된다. 동파로 우려되는 수도관은 보온 덥개도 씌우는 등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라산 등산이나 올레길 트레킹 활동에도 건강 수칙 준수를 당부할 일이다.

한파에 따른 재난피해를 줄이는 것은 얼마나 신속하고 유기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 대책을 소홀히 할 경우 그 대가는 혹독하다. 불가항력인 경우야 어쩔 수 없지만 준비 부족으로 피해를 키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주도와 행정시는 올 겨울은 한파가 심해질 기능성이 높은 만큼 ‘한랭 질환’을 비롯한 겨울철 재난대비 시스템을 점검하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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