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영향 ‘미래 태풍’, 더 자주 오고 세질 듯
한반도 영향 ‘미래 태풍’, 더 자주 오고 세질 듯
  • 현봉철 기자
  • 승인 2017.12.07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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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71~2100년 태풍, 발생 가능성 37%·강도 31% 늘어
2016년 10월 5일 제주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 많은 차량들이 떠내려 밀려오면서 아수라장으로 변한 제주시 용담동 한천 인근 모습

[제주일보=현봉철 기자] 태풍은 따뜻한 열대 바다에서 발생하는 강한 저기압성 소용돌이이다.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생기는 열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며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을 태풍이라 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서태평양에서는 태풍, 대서양에서는 허리케인이라 한다. 지난 9월 초 강력한 허리케인 ‘하비(Harvey)’에 이어 ‘어마(IRMA)’가 미국 남동부 해안에 상륙해 300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태풍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장기간의 온난화와 대서양 해류의 뚜렷한 기온 상승으로 허리케인 활동이 점진적으로 증가해왔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열대지역은 대기 온난화와 밀접한 해양 온난화의 전 지구적 경향을 따르며, 이렇게 따뜻해진 해양은 태풍을 유발하는 에너지를 제공하게 된다.

기후변화모델들은 전반적으로 미래 태풍이 만들어 내는 전반적 바람 및 강우 강도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2013년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5차 보고서에 근거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서태평양의 태풍 발생 가능성과 한반도 남서 해상의 태풍 잠재 강도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 발생 가능성과 한반도 남서 해상의 태풍 잠재 강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2050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태평양에서 태풍 발생 가능성은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RCP8.5) 11%나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71~2100년 서태평양상 태풍의 발생 가능성은 37%로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태풍의 세기도 커져 2021~2050년 태풍이 발생했을 때 최대 강도를 나타내는 잠재 강도는 12% 증가하고, 2071~2100년에는 31%나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태풍 발생 가능성과 세기가 이처럼 증가하는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라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태풍의 에너지원인 바다로부터 열 공급이 커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태풍이 상륙할 때 해안 침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태풍이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홍수 피해도 커질 것이라고 국립기상과학원은 분석했다.

태풍은 따뜻한 해양에서 나오는 열에너지를 이용해 소용돌이 바람을 일으키고 대기로 열을 방출한다. 온실가스는 지구에 들어온 태양열 일부가 우주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을 막아 열을 포획해 기온을 상승시킨다. 기온이 상승하면 그 열이 바다에 흡수돼 수온을 상승시킨다.

더 따뜻해진 바다는 더 많은 증발로 더 많은 수증기를 대기에 공급하고, 더 많아진 수증기는 더 강력한 태풍을 만든다. 따뜻한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담을 수 있어 더 많은 비를 내릴 수 있게 한다.

또 해수면 온도가 1도 높으면 최대풍속은 초속 약 8m 강해질 수 있다. 지난해 네이처 지구과학 분야에 실린 웨이 메이(Wei Mei) 연구에 따르면 북서태평양 태풍은 1977년 이래 평균 12~15% 강해졌다고 한다. 태풍 피해는 풍속의 세 제곱에 비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태풍 강도가 15% 강해지면 파괴력은 50% 증가한다.

태풍의 세기가 더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한반도 태풍의 길목인 제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0월 제주를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CHABA)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10월 태풍 중에서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고산에서 최대순간풍속 초속 56.5m, 한라산 윗세오름에는 659.5㎜의 강수가 기록됐다. 서귀포는 10월 5일 267.7㎜의 강수량을 기록, 10월 일강수량 극값 1위를 갱신했다.

태풍 경로 상 제주도 남쪽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1도 이상 높고, 제주도 남쪽해상에서 상층 편서풍대와 만나 약 시속 40㎞의 빠른 속도로 이동해 강한 세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당시 일본 남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해 태풍 차바는 평년의 태풍 경로와 달리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할 수 있었는데 이는 기후변화가 한 원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2007년 제주도 전역을 초토화시킨 태풍 ‘나리(NARI)’는 통상 태풍이 발생하는 지점인 북위 5도에서 20도 사이가 아닌 북위 22도 지점에서 발생했다.

태풍의 규모는 작았지만 위치가 가까워 나흘 만에 신속하게 상륙했고, 태풍의 위력도 상대적으로 컸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로 수온이 높아져 태풍 발생 위치가 북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현봉철 기자  hbc@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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