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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사업과 '우리마을' 공동체를 보면서허영준. 가락중앙종친회 사무총장직대·수필가 / 논설위원
제주일보 | 승인 2017.12.06

[제주일보] “콩나물을 재배하여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직접 일하는 콩나물 사업장은 이곳뿐입니다.”

이대성 가브리엘 신부님이 필자를 영접하면서 건넨 첫 인사다.

10월 하순, 강화군 길상면 길상로(온수리) ‘강화도 우리마을’을 방문했다. 30여 년 만에 찾아간 강화섬. 그곳 온수리는 강화섬의 남쪽 끝이다.

전등사 마을이다. 친분이 있는 종친회장의 향리로 그의 증조부님 추모비 현장에 필자를 안내했다. 귀경길에 회장은 “‘우리마을’에 꼭 가봐야 한다”면서 가브리엘 신부님이 원장으로 있는 ‘강화도 우리마을’에 들렸다.

‘함께 일하고 행복을 나누는 마을’(강화도 우리마을)은 1998년 성공회에서 설립한 사회복지재단이다.

‘특수학교’는 전국에 150개교에 이른다. 특수학교는 장애인의 교육을 위해 일반학교와 분리된 형태로 설립된 학교다. ‘강화도 우리마을’은 발달장애인직업재활 시설이다.

원장의 설명이다. “이곳에 들어온 장애인들은 10~50대인데, 평균 연령은 30대입니다. 이미 특수학교를 마쳤으나 갈곳이 없는 사람들이 들어와 ‘장애가 장애되지 않은 세상’, ‘다함께 나눌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곳입니다”, “저는 성직자로서 이들과 함께 지내며 이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심어주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마을은 친환경 콩나물을 생산하여 풀무원 식품에 계약 납품하며, 전자부품조립 등을 주문받아 일한다.

저마다 30~50만원 정도 임금을 받는다. 그래서 장애인의 자립을 실현해 간다. 그날 온수리 방문은 나에게 큰 감명을 안겨줬다. ‘강화도 우리마을’이 시·도 곳곳에 설립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봤다.

한때나마 서울 교육행정 분야에 종사할 때 ‘특수학교’를 자주 돌아볼 수 있었다. 특수학교는 시각, 청각, 정신지체, 정서장애, 지체장애 등 5가지 장애 유형으로 학생들을 구분하여 받는다. 대학에는이들을 지도(교사)하기 위한 특수교육과가 있다.

장애 어린이는 선천적으로 태어났거나 또 후천적일 수도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사는 인근 지역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토론회’가 있었다. 토론회장은 주민 충돌로 아수라장 그 자체로 변질되었다.

큰절을 올리고 무릅 꿇은 장애학생 어머니의 사진이 보도되면서 정당에서는 ‘성명서’까지 나왔다.

“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설립해주세요” 하는 장애학생 학부모의 절규와 그 부지에 한방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엉켜 마음을 무겁게 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읍소는 작게 들리고 특수학교 설립반대추진비상대책위원회의 큰 소리만 감돌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수학교가 들어서면 낙후된 동네로 낙인 찍혀서 집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빈 학교 땅에 학교를 설립하는 주관은 교육청이다. 특수학교의 인가권과 예산 등 지도 감독 역시 교육청이 한다.

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며 그 부지에 한방병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역 이기주의에 교육감과 지역 정치인은 괴롭기만 하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특수학교 설립 호소에 ‘야유와 조롱’이라는 방송 자막을 보면서 남의 일처럼 여겨도 될 일인지 자문자답한다. 특정지역 동(洞)으로만 한정해서 토론회를 끝낼 일인가?

이런 일은 정부, 자치단체, 교육계 그리고 지역사회가 중지를 모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학교 문제라 해서 교육감을 비난할 일이 아니다. 자치단체에서 ‘교육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오늘날 교육은 공유물이다. 장애학생 학부모는 시민이요, 이웃 주민이다.

강화섬 ‘우리마을’에서 ‘장애 인식 개선’,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살다보면 누구나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어떤 모욕도 감수하나 아이들을 위한 학교는 절대 포기 못해’라는 방송 자막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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