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졸업해야지. 일어나 민호야. 민호야"
"우리 함께 졸업해야지. 일어나 민호야. 민호야"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7.12.06 17: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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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귀포산과고서 故 이민호군 영결식…유족 "민호야 보고 싶어" 울음바다
이석문 "따뜻한 손길 건네지 못해 미안합니다"…원희룡 "안전한 교육환경 최선"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으로 들어오는 운구행렬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제주일보=고권봉 기자] “민호야, 우리 함께 졸업해야지. 거기에 왜 누워있어. 이제 일어나야지. 민호야. 민호야.”

6일 오전 서귀포시 영천동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체육관.

현장실습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해 숨진 故 이민호군의 운구차가 제주시 부민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치고 영결식을 위해 이곳으로 들어왔다.

제단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현판이 왼쪽과 오른쪽에, 위에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故 이민호 군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葬 영결식’ 현수막이 설치됐다.

이날 영결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제주도교육청장(葬)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이 시작되자 유족의 애끓는 오열이 터져 나왔다.

이군의 어머니는 연신 눈물을 흘렸고 아버지는 고개를 떨궜다. 온통 울음바다였다.

검정 교복을 입은 서귀포산과고 학생들은 “실습을 갔던 우리 민호 어떻게 해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교사들은 “민호가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네요”라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고인의 약력 보고에 이어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추도사를 통해 “당신이 꿈을 키웠던 학교와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이 보이십니까? 당신이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슬퍼하는 흐느낌이 들리십니까? 당신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과 당신을 향한 애달픈 사랑, 당신을 향한 지울 수 없는 미안함이 느껴지십니까?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라며 흐느꼈다.

이 교육감은 “육중한 쇳덩어리에 눌려 고통을 호소할 때 어른들은 한 줌의 따뜻한 손길을 건네지 못했다”라며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인 것을 알기에 우리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펼쳐보겠다”라고 다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민호군의 희생은 안전한 교육환경이라는 기본과 원칙에 대한 중요성을 새삼 되새겨주고 있다”라며 “모든 학생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남아 있는 우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분향하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학생들 모습<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고별사에 나선 강진우 학생대표는 “잘 웃던 친구 민호야. 결석 한 번 없이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던 민호야. 부모님께 효도하겠다고 다짐하던 민호야. 너에게 하고픈 장난, 지켜야 할 약속들이 많은데 너를 떠나보내야 하는 이 순간이 믿기지 않아”라며 “함께한 날들 너의 웃는 얼굴을 우리들은 가슴 속에 영원한 기억으로 간직할 거야. 사랑하는 친구 민호야 잘 가라”라고 울먹거렸다.

이어 분향에 나선 이군의 어머니는 “너무나 보고 싶어. 민호야. 민호야”라고 통곡을 했다. 이군의 아버지는 연신 눈물을 흘렸다. 애써 부인을 부축하고 민호의 영정사진을 뒤로하고 내려왔다.

유족 및 조문객의 헌화와 분향이 끝나 영결식도 마무리됐다.

한편, 故 이민호군은 지난달 9일 현장실습을 하던 중 기계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제품 적재기에 눌려 목과 가슴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열흘 뒤인 19일 안타깝게도 숨졌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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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017-12-06 13:50:12
도내 산업체들 돈만 생각하지말고, 사람을 생각해라, 안전규정 철저히 지키고 어기면 엄벌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