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내기에 그친 강정마을 발전사업
생색내기에 그친 강정마을 발전사업
  • 홍수영 기자
  • 승인 2017.12.0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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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회계 86%는 사실상 시설사업에 쓰여…나머지 절반 이상도 지역발전특별회계로 투입돼

[제주일보=홍수영 기자] 최근 5년간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 주변지역 발전계획사업(제주해군기지 지역발전사업)’에 투입된 국비 1330억여 원 중 1146억원(86%)은 ‘크루즈 터미널 조성사업’ 등 인프라 사업에 쓰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제외한 185억여 원 중 절반 이상도 지역발전특별회계로 투입되면서 별도의 국비 지원이 약속됐던 ‘제주해군기지 지역발전사업’이 사실상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동욱, 바른정당·제주시 이호·외도·도두동)는 4일 제356회 정례회 제1차 회의를 열고 제주도 2018년도 예산안 심사를 실시했다.

이날 홍기철 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시 화북동)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까지 제주해군기지 지역발전사업의 명목 하에 투입된 예산은 총 1654억여 원이다.

이 중 국비는 일반회계 1330억8000만원과 지역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 95억1000만원 등 총 1426억여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국비가 투입된 주요사업을 보면 당초 정부가 약속한 지역주민을 위한 국비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반회계 국비예산 대부분은 ‘민·군 공동이용시설 조성사업’ 837억원, ‘크루즈터미널 조성사업’ 309억원 등 민군복합형관광미항 시설사업에 투자됐다.

반면 지역발전을 위한 ‘해양관광테마 강정항 조성사업’, ‘해양 체험·관광형 바다목장 조성사업’, ‘농어촌 생활·주거여건 개선 생활환경 정비사업’ 등에는 모두 지특회계 예산이 투입됐다.

지특회계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지자체에게 배분하는 보조금 차원의 예산으로, 지역발전계획에 따른 별도의 국비 지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별도로 일반회계에 편성하고 지원해야 할 지역발전사업에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른 지특회계 예산을 투입함으로써 다른 사업에 쓰여야 할 보조금 재원은 축소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홍기철 의원은 “원래 국책사업인 해군기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정부는 국비지원을 약속했는데 지특회계에서 지역발전사업을 추진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일반회계로 지역주민을 위해 투자된 사업도 거의 전무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정부에서 성탄절 특별사면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면대상에 강정마을 주민들도 포함될 수 있도록 제주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변에 나선 이중환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일반회계 국비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역주민들이 바라는 사업도 하루빨리 확정해 정부에 예산반영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win1@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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