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평범한 조선인의 남양군도의 삶
일제 강점기 평범한 조선인의 남양군도의 삶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7.12.04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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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 제주대 교수, '남양섬에 살다-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 편저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일제 강점기 남양군도는 현재 미크로네시아로 불리고 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수 많은 한국인들이 노동자로, 병사로, 위안부로 끌려갔고 많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 하고 죽어간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7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는 그곳에서 죽어간 이들을 잊고 있다.

남양군도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전개하고 있는 조성윤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의 편저‘남양섬에 살다-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당산서원)은 일제 강점기에 한 개인이 겪었던 남양군도의 사회와 문화 및 역사를 솔직하게 써내려간 회고록이다.

1939년 남양무역주식회사에 입사해 야자농장 관리원으로 일했던 전경운씨(일본 이름 마쓰모토)는 조선의 오산학교, 일본의 동경고등척식학교를 졸업하고 사이판섬이 있는 마리아나제도에 입도했다. 여러 섬에서 야자농장 관리원으로 일하면서 일본인, 오키나와인, 원주민인 차모로인들과 야자유의 원료인 코프라의 가공·수확에 종사했다. 일제의 패전 이후 사이판에 있던 1400여 명의 조선인들은 조국으로 귀환했지만, 그는 사이판에 남아 여생을 보내면서 이번에 출판된 자서전을 남겼다.

이 책은 전씨의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그의 상세한 서술을 통해 당시의 노동자 임금이나 물자의 가격, 일본분과 일본 회사의 경영 행태, 남양군도에 가게 된 조선인들과 그에 수반하는 모집책, 남양군도 현지 주민의 삶의 모습 등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조 교수는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민중들에 대해 ‘저항ㆍ억압’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라면서 “일본인 회사에 취업을 하고 남양군도에 정착한 조선인의 회고를 통해 식민지 백성이었던 조선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저자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1985년 제주대학교 교수로 부임하면서 제주 사람이 되었다. 저서로 ‘남양군도, ‘제주지역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공저), ‘일제말기 제주도 일본군 연구’(엮음), ‘빼앗긴 시대 빼앗긴 시절 : 제주도 민중들의 이야기’(공저), ‘숙명 전환의 선물’(공저), ‘창가학회와 재일한국인’ 등이 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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