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서 또 AI, 근본대책 세워야
철새도래지서 또 AI, 근본대책 세워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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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는 겨울철만 되면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축산당국에는 ‘경계의 대상’이 되는 곳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곳에 날아드는 철새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넓은 해안조간대(潮間帶)와 연안습지가 발달되어 있는 하도리 철새도래지는 면적이 약 0.77㎢(23만평)에 이른다. 하도철새도래지는 제방둑 너머로 바다가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 갈대밭이 발달해 있어 철새들에게는 더없는 은신처가 된다. 또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이 섞여 있는 물속에 게류와 조개류 등의 먹이가 풍부해 겨울 철새의 중간 기착지 및 월동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곳을 찾는 철새들의 분비물에서 시도 때도 없이 AI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점이다. 이는 곧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는 치명적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제주도는 지난 2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최종검사 결과 지난달 21일 하도철새도래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은 곳은 지난달 27일 고병원성 H5N6형 AI 확진 판정이 내린 철새 분변 채취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800m가량 떨어진 지역이다.

이에 앞서 이곳에서는 지난달 21일 먼저 채취한 시료에서도 검사 6일 만인 지난달 27일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로 확인돼 인근에서 가금류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의 가금류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가 취해졌다. 대상 농가는 발생지역이 늘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하도철새도래지에 찾아드는 철새 분변에서 AI바이러스가 자주 발견되면서 이곳은 ‘가금류 전염병 요주의 지역’이 된지 오래다. 제주를 대표하는 철새도래지로 학생 및 관광객들의 즐겨 찾는 곳이 한편에선 경계의 지역이 된 셈이다.

제주축산업의 토대가 ‘청정’이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제주의 가금류가 만에 하나 AI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이는 제주 축산업 전체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은 하도 철새도래지에서 발견된 철새 분비물 조사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 확진 판정이 나왔을 뿐이다. 따라서 인근 농장들에 대한 가금류 이동제한은 당연하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제주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제주도는 빈발하고 있는 하도 철새도래지 AI바이러스 검출사태에 장기적이고, 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근본대책을 세워야 한다. 일대 가금류 사육 농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는 게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만약의 사태에 안정적으로 대비하는 것이고, 나아가 도내 전체 축산농가와 일반인들의 불신을 잠재우는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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