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백신 기본접종 2회로 늘려야
수두백신 기본접종 2회로 늘려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0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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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법정 감염병인 수두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수두 예방백신이 국가예방백신사업에 포함돼 거의 100% 높은 접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제주지역 수두 환자 수(11월 현재)가 지난해보다 훨씬 넘어섰다. 수두 환자가 가을철인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발생이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에는 지난해 1320명을 넘어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이런 추세로 계속 수두 환자가 늘면 나중에 대상포진 발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수두와 대상포진 모두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가 원인 병원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두에 걸린 사람 중 약 30%에서 일생 동안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수두 환자가 이상 증가세를 기록하자 의료계를 중심으로 예방백신 접종 횟수가 적정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건 당연하다. 현행 수두 예방백신 접종은 생후 12~15개월의 모든 소아를 대상으로 1회 접종을 원칙으로 한다.

여기에 선택적으로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로 정기접종 시기를 놓친 만 13세 미만 연령대는 1회의 따라잡기 접종을,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고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2013년 출생아를 대상으로 백신별 접종률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수두 백신의 접종률은 97.5%에 달했다. 거의 100%에 가깝다.

이처럼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수두 환자 발생 건수는 이상하리만큼 높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수두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사실 수두 백신의 항체 생성률은 다른 백신에 비해 낮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두 백신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획연구’를 실시한 결과 시중에 유통 중인 수두 백신의 ‘항체 생성률’은 약 77~82%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수두백신의 항체 생성률이 떨어지다보니 백신 접종 후에도 수두에 감염되는 비율이 높은 점을 최근 환자 발생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를 근거로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수두 백신 기본 접종을 2회로 권장하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예방접종 사업의 수두 백신 정기접종 횟수는 1회를 원칙으로 한다. 그 이유는 2회 접종의 비용 대비 효과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가예방접종 사업에서 수두 백신 정기접종을 1회에서 2회로 늘렸을 때, 그로 인해 늘어나는 접종 비용만큼 사회경제적 이득이 있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두 백신 접종자의 감염 비율이 높아지면서 백신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국가예방접종 정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부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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