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부영주 칼럼 "아침"
그때 '할 걸 말 걸' 하지 말고…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17.12.03

[제주일보=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다시 12월이다. 돌아보면 즐겁고 보람된 일이 없었을 리 없다. 그런데도 가슴 속엔 회한과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연초 작정한 일 못한 건 답답하고 작은 욕심에 얽매여 허덕인 것, 가까운 이들조차 좀 더 따뜻하게 살피지 못한 건 부끄럽다.

얼마 전 만난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잘 나가다 최근 물러난 분을 만났더니 자신은 요즘 ‘할 걸’, ‘말 걸’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해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현역에서 잘 나갈 땐 몰랐는데 밖에 나와서 보니 왜 그렇게 ‘그때 그렇게 할 걸‘, ‘그 사람에게 그러지 말 걸’, ‘좀 더 잘 할 걸’ 등등 ‘할 걸 말 걸‘ 생각이 그리도 많은지 현역에 있는 당신은 나중에 ‘할 걸 말 걸’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충고를 하더라는 것이다.

‘할 걸 말 걸’이란 게 결국 후회(後悔)의 다른 표현인데 지나고 나서 후회로 허우적거리지 말고 평소에 자신을 좀 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인의 얘기였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 달의 첫 월요일.

‘할 걸 말 걸’ 하는 얘기를 하는 건, 경제가 어려운 만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사람들마다 마음의 여유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다.

그만큼 나중에 후회할 행동에 대한 유혹도 높아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모든 사람이 한 해를 무사히 마무리 짓고, 새해를 희망으로 맞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후회도 인간의 일이라 아주 안 하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불필요한 행동으로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고 후에 살림살이가 나아졌을 때 후회막급 통한의 눈물을 흘린들 그 마음 어디 편할 수 있을까.

우선 연말에 눈먼 돈이나 공짜 좋아하는 것은 금물이다. 살림살이가 팍팍하다고 아무 돈이나 챙기다가는 목에 가시가 되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공짜도 마찬가지다. 어디 눈먼 돈이나 공짜가 서민들에게까지 차례가 오겠는가마는 혹시 나 모르게 흘러드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내 코가 석자인데…’ 하는 식으로 자기 속으로만 매몰되면 스스로 외로움을 더 깊게 할 뿐이다.

그렇지 않기 위해선 마음을 좀 더 느긋하게 가질 필요가 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받은 ‘섭섭통(痛)’과 속임을 당한 ‘울분통’에다가 이것 저것 잘 풀리지 않는 ‘답답통’ 등등 온갖 통증이 기세를 부리지만, 그렇다고 초조·안달한다고 해서 풀릴 것도 아니다.

더 멀리 보고 사소한 일들도 아껴보아야 하겠지. ‘조금 더 있다가’ 미루다가 나중에 그때 ‘할 걸 말 걸’ 하지 말고, 작은 일이라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건강을 잃지 않는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는 건 하나 하나 잃어가는 거라고 하는데 건강까지 잃는 건 최악이니까.

어렵다고 얼굴 찌푸리고 웅크린 채 있기 보다는 좀 더 웃고 어깨를 편 자세를 갖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나간 것은 그런대로 다 의미가 있고, 이 또한 지나가는 한 해가 아닌가.

▲톨스토이는 소설과 참회록, 인생록 등 작품을 통해 여러 방면에 걸쳐 인생의 좌표가 될 명언들을 남겼다.

‘한 해의 마지막에 가서 그 해의 처음보다 더 나아진 자신을 발견하는 것’을 인생의 가장 큰 행복으로 규정한 사람도 톨스토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곡절을 겪기도 하고, 뼈아픈 실수도 하지만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가면서 조그만한 발전이라도 이뤄내는 것이 곧 행복의 조건이라는 뜻일 게다. 우리가 깊이 새겨들을 만한 얘기임이 틀림없다.

‘할 걸 말 걸’ 할 일이 아니다. 내일을 위해 오늘, 한 발짝이나마 나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작은 행복이 아니겠는가. 요즘 친박 터지는 꼴 보지 않는가? 대박 대박하지 말 일이다.

연말까지 남은 아직 네번의 토요일, 일요일. 작은 행복을 찾기에 충분하고 올 연초보다 더 성숙해질 시간이 있다.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포토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고충처리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사로 25 3-5층(삼도이동, 수정빌딩)  |  대표전화 : 064)757-3114
광고·구독:757-5000  |  편집국 FAX:756-7114  |  영업본부 FAX:702-7114
법인명(단체명) : 주식회사 제주일보방송  |  등록번호 : 창간 1945년 10월1일 / 1964년 1월1일 등록 제주, 가 0001
대표자명 : 김대형  |  발행인 : 김대형  |  편집인 : 부영주   |  편집국장 : 홍성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대형
Copyright © 2017 제주일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