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요일 배출제 1년, 아직 갈길 멀다
쓰레기 요일 배출제 1년, 아직 갈길 멀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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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사람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불가피 하게 발생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쓰레기다. 따라서 쓰레기 처리 정책은 행정이 담당하는 정책 가운데 항상 순위가 앞에 선다. 그런데도 쓰레기라는 단어가 내뿜는 부정적 시각 때문에 실제 정책에선 후순위에 밀리는 게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행정의 업무 가운데에도 공무원들이 기피하는 부서가 바로 생활쓰레기 담당부서다. 물론 최근에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달라지면서, 행정내부의 분위기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제주가 최근 이 쓰레기 처리 문제로 주민 행정 모두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12월 제주시, 올 1월 서귀포시를 필두로 배출품목을 특정한 요일에 한정해 내다 버리고 수거하는 이른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시행됐다. 외형상으로는 쓰레기 매립 비율은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재활용 비중은 늘었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적어도 일정부문에선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지역 쓰레기 배출량은 매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도내 최대 쓰레기 매립장인 제주시 회천매립장의 경우 전체 용량 231만9800t 가운데 이미 221만4294t이 채워졌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에도 불법배출행위는 여전하다.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불법 쓰레기 투기 등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467건에 이른다. 이는 공식적 집계일 뿐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배출행위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클린하우스가 없는 읍면 지역 실태는 더 취약하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는 그 시도의 신선함과 과감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과제를 남겼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지만 시민들의 공감대와 이를 토대로 한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쓰레기 문제는 배출하는 측과 수거하는 측이 서로 공감하지 못하면 파열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나아가 현재의 쓰레기 문제를 전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전가한 점도 문제다. 제주에서 최근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비롯한 하수처리장 포화 문제는 지역주민들의 책임도 크지만, 연간 1500만명 넘는 관광객들이 외부에서 밀려오는 ‘외부요인’ 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도 행정은 모든 문제의 책임을 마치 지역 주민들이 감수해야 한다는 정책을 집행했다. 결과가 좋게 나타 날 리 만무하다. 이런 면에서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는 그동안 제주사회가 미처 내다보지 못한 분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다듬는 계기가 됐다. 이제부터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따른 관광객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문제는 무엇이며, 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시민들의 참여를 요구하고 강제하는 게 순서다.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 1년은 제주의 쓰레기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한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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