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1000가구 돌파…행복주택 경쟁률 52 대 1
미분양 1000가구 돌파…행복주택 경쟁률 52 대 1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30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지역 미분양주택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사실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 양산은 이미 오래 전 예견된 일이다. 지난 2~3년 제주는 급격한 개방의 소용돌이에 빠져 곳곳에 생채기가 생겨났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전체 제주도민보다 20배가 넘는 연간 1500만명의 관광객이 외부에서 제주로 밀려들었다. 여기다 연간 1만5000명에 이르는 인구가 타지방에서 이전해 왔다. 때문에 제주라는 한정된 공간에 이들을 수용해야 할 건물 수요가 늘어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틈을 파고든 투기세력은 천방지축으로 날뛰었다.

그 결과 제주의 어지간한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 분양 가격은 3.3㎡(1평)에 1000만원을 뛰어 넘은 것은 물론 2000만원까지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3~4년 전 2억원대 아파트는 시공사의 이름값 때문에 갑절이상 뛴 곳이 수두룩하다. 몰론 이들은 실제 거래 땐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곧잘 탈세를 저지른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현상이 불과 2~3년 새 제주에선 현실이 됐다. 이처럼 제주 주택시장이 투기장이 된 데는 기본적으로 투기세력을 제대로 찾아내 ‘응징’하지 못한 당국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에 따르면 제주지역 미분양 주택은 10월 말 현재 1052가구로, 전월에 비해 35가구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택 분양시장엔 냉기가 흐르는 반면 공공임대주택 시장은 초호황이다. 최근 접수가 마감된 제주지역 제1호 행복주택인 아라행복주택 청약 경쟁률은 최고 51.6 대 1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신청자가 구름처럼 몰렸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행복주택에는 수천명의 사람이 몰리는 반면 미분양 주택이 1000가구를 넘어서는 제주의 지금 주택시장은 분명 많은 문제가 있다. 지금 드러나는 현상의 원인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잘 알고 있다. 이유는 오직 분양 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지금 제주도내 어지간한 공동주택 분양 가격은 수도권 인근 시세와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잘못된 현상이다. 이 같은 현실을 수요자인 집 없는 서민들이 모를 리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안정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아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당연히 집 없는 서민들은 이에 기대가 크다. 따라서 지금 1000가구가 넘는 미분양 주택은 턱없이 높은 분양가에 등을 돌린 민심이반의 결과물이다. 분양 시장을 떠난 수요자들이 행복주택을 비롯한 공공임대 주택으로 몰리고 있다. 주택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가격 거품이 걷히지 않는 한 제주지역 분양주택 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요원하다. 이 때문에 지금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상투 잡는 것으로, 나중에 쪽박 찰 수 있다’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지고 있다. ‘집값의 현실화’가 답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