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 '투바' 기대감…여행 최종준비 '분주'
미지의 세계 '투바' 기대감…여행 최종준비 '분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2.0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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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아시아의 중심 투바공화국을 가다
(20)사슴족과 샤먼의 고장 투바를 찾아서<2>-이루크츠크~크라스노야르스크
밤새 기차를 타고 도착한 크라스노야르스크역. 투바공화국을 가는 길목에 있는 시베리아의 한 도시인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아파트를 빌려 하루를 묵으며 투바여행을 위한 최종 준비를 마쳤다.

[제주일보] 사라져 가는 초원국가 투바공화국을 가기 위해선 러시아 이루크츠크로 먼저 가야합니다. 이루크츠크까지는 국내 항공이 다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4시간 비행 끝에 노을이 붉게 물든 바이칼호수가 보이는군요.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비행기가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아까운 장면을 놓치고 말았답니다.

오후 9시10분쯤 이루크츠크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시원하군요. 밤 시간이기도 했지만 이곳은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아서 그런지 차량을 기다리며 밖에 오래 앉아 있으니 조금 서늘하군요. 우리나라는 지금시간이면 열대야로 푹푹 찔 시간인데, 이곳은 백야현상 때문인지 하늘에는 아직도 노을의 여운이 남아있습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으나 문을 연 식당이 없어 약간의 간식으로 저녁을 대신합니다.

아침을 맞았습니다. 바이칼호수가 있어서인지 아침 공기가 무척 시원합니다. 저녁에 기차를 타고 투바로 가는 길목에 있는 시베리아의 한 도시인 크라스노야르스크로 갈 예정입니다. 환전을 하고 이것저것 준비하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투바는 몽골계 민족이라고 하는군요. 바이칼 근처의 부리야트 몽골공화국과 함께 라마교를 숭상하는 독실한 불교국가로 부족별로 나뉘어져 있었지만 서로 다른 나라로 갈라서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여행에 앞서 그 나라에 대한, 또 우리가 갈 곳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고 가야하는 것이 상식인데 이번 투바여행은 모두가 초보라서 겨우 알고 온 정보는 일반적인 것들뿐이군요.

이곳에 도착해 친구 성동규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온 고려 여인 울가(한국이름 문삼순)를 만나 안내를 받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말이 서툴러 잘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거기다 울가는 투바를 가본 적이 없다는군요. 투바 현지에 가면 이루크츠크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울리아나란 친구가 우리를 안내해 줄 것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일정이 걱정됩니다. 사전 준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군요.

출발에 앞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돼지고기 훈제음식인데 맛있고 가격도 싸 먹을 만합니다. 이루크츠크 음식은 우리 음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투바공화국을 향하며 한 언덕 위에서 바라본 크라스노야르스크 전경.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저녁이 되자 기차를 타고 크라스노야르스크를 향합니다. 기차에서 다음 날 아침을 맞았지만 전날 저녁에 마신 러시아 보드카가 과했는지 머리가 얼얼합니다. 그러나 달리는 기차에서 본 시베리아의 아침 풍경은 상쾌합니다.

호수 주변이어서인지 물안개가 자욱하고 자작나무숲이 우거져 있어 새로운 모습입니다. 자작나무숲 아래 고사리들은 벌써 노랗게 물들어 좀 더 가면 자작나무들이 물들어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낮 12시30분쯤 예니세이강 연변에 있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 도착했습니다. 이 도시는 이루크츠크보다 큰 도시라는군요. 도시가 깨끗합니다.

이곳에서 이번 투바여행을 안내할 울리아나를 만났습니다. 얼른 보기에는 고려인 후예인 듯 보이기도 하고, 몽골족 같기도 한데 본인은 투바인이라고 하는군요. 투바 사람들이 자신들은 투바인이라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합니다. 민족성이 강한 편이라는군요.

한 아파트를 빌려 숙박을 하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3층까지 짐을 옮기려니 한참을 고생해야 했습니다. 이럴 때면 문명의 이기(利器)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지요. 언제쯤 짐을 안 가지고 여행할 날이 올까요.

이곳에서 최종 준비를 다 마쳐야 한다며 여기저기를 다녀 물건을 찾았지만 결국은 찾지 못하고 포기해야 할 형편입니다. 산에 다녔다는 사람들이 없으면 없는대로 가지. ‘들통’ 하나 사겠다고 온천지를 헤매고 다니니 한심스럽기도 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투바여행이 시작됩니다. 출발 준비를 마쳤는데도 떠나질 못하는군요. 아파트를 빌릴 때 냈던 보증금을 받아야 하는데 관리인이 아직도 출근을 안 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군요.

어느 곳을 가든지 한두 가지 어려운 일이 있기 마련이지만 특히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가끔씩 있지요. 그래도 그 나라의 법을 따라야겠죠.

크라스노야르스크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예니세이강.

어렵게 출발. 한 언덕에 올라서니 예니세이강이 도시 한가운데로 흐르는 크라스노야르스크 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도시를 벗어나자 서서히 자작나무숲이 나오고 드넓은 시베리아 벌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곧게 뻗은 도로를 한참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가끔씩 유채꽃이 활짝 핀 농장들과 방대한 농경지를 보면서 지금껏 상상했던 시베리아와 전혀 다른 모습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틀을 더 가야 투바공화국 국경이고 다시 한나절 더 가면 투바의 수도에 도착한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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