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움 가치 담은 '제주형 농촌관광 모델' 정립해야"
"제주다움 가치 담은 '제주형 농촌관광 모델' 정립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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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② 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년 한국농촌관광자원 국제포럼 현장. 이번 포럼은 국내 농촌관광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농촌관광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기대도 크지만 우려가 더 크다. ③ 강원도 인제군의 ㈔하늘내린 인제 로컬투어 사업단 사옥 준공식 모습.

[제주일보]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에 농촌의 골목골목에는 이른 새벽부터 우리네 농업 파수꾼인 할머니들의 기분 좋은 수다소리가 농촌에 기지개를 켜게 했었다.

허나 올해는 예년에 비해 예상 수확량이 평균 생산량을 밑돌 것이라는 예측과 이미 포전거래가 이뤄져 농가가 서두를 필요가 없어 모처럼의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지난 27일과 28일 이틀간 2017년 한국농촌관광자원 국제포럼이 더케이호텔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가 주최하고 한국농어촌공사(사장 정승)와 한국 MICE협회(회장 김응수)가 공동주관해 국내 농촌관광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농촌관광에 대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한다.

향후 지속적 개최를 통해 농촌관광의 대표적 MICE행사로 자리매김해 실질적으로 농촌관광 체험을 위해 방한하는 외국인 관광객과 국내 소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포럼에는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5개 국가의 30여 개 아웃바운드 여행사가 바이어로 참석했으며 전국의 농촌관광상품 공급 주체인 농촌체험휴양마을들이 직접 부스를 설치해 국내의 우수한 농촌관광 자원을 소개했다.

올해 처음 시도되는 포럼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중앙정부가 국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농촌체험상품을 소개하고 그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의지는 매우 바람직하지만 과연 우리네 농촌마을들이 해외 소비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자문을 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체험객을 유치하는 농촌마을들은 인바운드 여행사를 매체로 한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상품 구성이나 가격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농어촌체험휴양마을 강원도협의회 (회장 김학석)도 포럼에 참여해 많은 상담을 했으나 현재 우리의 시스템으로는 그들을 수용하고 우수성을 알리기에는 조금은 역부족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표했다. 시도는 굉장히 바람직하지만 공급자들에 대한 시스템이 병행돼야 함을 강하게 토로한다.

일본의 농촌체험관광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지역 주민의 노력과 역량도 있었지만 지방정부의 역할도 컸다.

일본의 지방정부는 농촌이라는 공간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공유해 현(縣)이나 정(町)에 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하고 마을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소프트웨어)을 해나가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시스템은 농촌체험관광을 강화하기 위한 직능별 유형과 소득증대를 위한 지역기반형사업에 많은 결과물들을 도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시도가 이뤄지는 농가 레스토랑이 농촌관광산업을 발전시킨 하나의 축이 됐다.

농촌의 자연과 생태환경을 체험하고 숙박도 가능하지만 방문객들을 오래 머무를 수 있게 하는 시설들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

일본의 니가타현 니가타시에 있는 ‘라 라토리아 에스토루토’(약칭 에스토루토)’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농가 레스토랑이다. 이 건물은 농업진흥지역에 축조된 건물로서 일본의 농지법에는 위배된다.(일본은 농업진흥지역엔 창고나 관정 등 농업 관련 시설밖에 지을 수 없다)

그러나 2014년 일본정부는 니가타현을 ‘혁신적 농업 실천 특구’로 지정, 농지에 농가 레스토랑이나 관광시설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했다. 상황에 맞는 시스템 정비의 일환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또한 도농교류촉진법에 의거해서 마을에 적합한 모델들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적절히 이용하는 데 있어서는 지방정부나 마을들이 아직은 서투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네 제주는 제주형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내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갓 태어난 아기부터 내일 모레 종명을 맞을 할머니까지 관광산업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기에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포장하고 이해함은 물론 그것을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상품으로 인지하게 해 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농촌체험관광에서 가장 앞서 가는 강원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제군에서는 이미 2012년 환경부로부터 생태관광과 관련된 사업비를 지원받아 ㈔하늘내린 인제 로컬투어(Local Tour) 사업단(이사장 전창진)을 발족시켜 일본의 커뮤니티센터를 능가하는 역량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내의 타 시·군에 동기부여를 해 홍천군 등 다수의 기초단체가 비슷한 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해야 한다. 적어도 제주도는 모든 마을들이 농촌체험관광에 포커스를 맞추고 사업을 하기 때문에 읍·면별로 일본이나 강원도 인제의 사례를 뛰어넘는 우리만의 모델을 정립해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제주도의 조례정비가 우선돼야 한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이 제주도의 현재와 미래의 성장동력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의회와 행정 그리고 관광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례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가 만들어져야 한다.

행정이 주도하지 못한다면 제주관광공사가 앞장서야 한다. 어쩌면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만들어내고 결과물들을 도출해 내는 것이 제주관광공사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제도에 걸맞은 전문가 육성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지역관광이 제주도 관광상품의 질을 높이는데 필수조건이라는 것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지역관광 전문가 양성 과정을 제주관광공사에서 개설해 농촌마을의 리더 및 현장 전문가, 그리고 모든 마을들이 관광산업과 지역관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구현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런 노력이 실현될 때 비로소 관광산업이 제주도의 전체산업을 아우르고 그 파급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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