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과 물길, 종합적인 조사 필요하다
하천과 물길, 종합적인 조사 필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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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자연생태 하천인 제주시 월대천이 메마르면서 이곳 명물인 은어도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월대천 상류 수위가 낮아지자 임시 방편으로 바다로 흐르는 물길을 막자 하류가 그대로 사막처럼 황량해진 까닭이다. 과거 물이 흐르던 물길에는 쓰레기와 낙엽 등이 쌓인 채 썩어가고 심지어 죽은 새 사체도 뒹굴고 있다. 하천 바닥이 처참하게 드러나 이 곳이 과연 예전의 월대천인가 아닌가 할 정도다.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평생에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한탄하는가. 은어가 사라진 월대천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심상찮은 자연의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월대천이 메마르기 시작한 것이 지난해 하반기로 어느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란 사실이다. 1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의문스러운 하천 메마름에 대한 원인 조사가 이루어져야 마땅하지만 주민들의 이야기에 무슨 까닭인지 당국이 귀를 막고 수수방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원인 규명조차 없다. 그러는 사이 월대천은 계속 메마르고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다. 주민들은 하천 상류 부근에 신축 건물이 다수 들어서면서 물길이 바뀌었고, 이 때문에 하천 수위가 급격히 낮아졌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강연백 외도동 주민자치위원장도 “월대천 상류에 건물을 짓다 땅 속에서 물이 솟아나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며 “월대천 상류에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물줄기가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월대천은 제주 향토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하천 주위에는 500년 된 팽나무와 해송이 휘늘어져 있어 제주도 대표적인 숨은 비경 중 하나다. 지형이 반달과 같은 곳으로 옛날부터 밝은 달이 뜰 때 주위와 어우러져 비치는 달빛이 장관이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수많은 선비들이 이곳에서 시문을 토론하며 많은 글을 남겼다. 이 월대천을 이런 식으로 황폐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

지금 할 일은 간단하다. 당국이 철저한 원인 조사에 나서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밝히고, 이에 걸맞은 대책을 세우면 된다. 이 하천을 관리하는 외도동 관계자는 제주도에서 하천 가뭄 해결을 위한 용역을 하고 있으니 그 결과에 따라 막은 물길을 원상 복구할 계획이라는 하는데, 행정이 그렇게 소극적이어서는 곤란하다. ‘가뭄’ 운운할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의식을 가지길 바란다.

지금 월대천의 문제는 인간 욕심의 산물인 자연파괴와 난개발이다. 자연은 가꾸고 보호하면 인간에게 무한한 도움을 주지만 파헤치고 괴롭히면 인간이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월대천만이 아니다. 제주도내 유명한 경승지 하천들이 처한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 차제에 제주도는 도내 하천과 물길의 상류에 대해 종합적인 조사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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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당국 2017-11-30 11:36:54
행정당국은 절대 적극적으로 조사를 못합니다. 당국이 정책을 잘못했기 때문에요..자꾸 민원을 넣고 관심을 가져사 마지 못해 움직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