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 상시 AI 대응체제 갖춰야
철새도래지, 상시 AI 대응체제 갖춰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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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내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발견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최종 검사한 결과 이 바이러스가 지난 6월 제주전역이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로 그 H5N6형이라는 것이다.

제주도는 농림축산부가 H5N6형을 확인하고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함에 따라 AI 인체 감염 예방 대응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AI 초기 대응은 일단 평가할 만하다.

지난 23일 하도 철새도래지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반경 10㎞ 이내 이동 통제를 실시한 것은 적절해 보인다. 주변 농가 21곳의 가금류에 대한 임상 및 정밀검사를 진행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니 일단 다행이다. 그래서 이번 초기 대응은 우왕좌왕하다가 재앙을 키운 지난 6월 사태 때와는 대조적이다.

제주도는 AI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농가 전파를 확인하기 의해 도내 모든 가금류 사육농가 161개소(약 260만마리)를 대상으로 AI 일제검사를 하고 있다. 또 ㈔제주올레에 협조를 요청해 도내 철새도래지를 경유하는 4곳 올레코스를 통제하거나 우회 통행하도록 조치하는 등 AI 확산 차단에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정도 조치로는 어림없다. 이번 바이러스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강력한 H5N6형이다. 전남 순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도 같은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지금 본격적인 철새 이동 시기를 맞아 그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제주도는 임상검사 시료 채취일로부터 21일이 지난 12월 13일부터 검사에 이상이 없을 경우 사육 가금류의 이동 제한을 해제할 계획이라고 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AI 확산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까닭은 방역·살처분 등에 소요되는 사회적 손실이 너무 큰 때문이다. 2014년 이후 AI에 따른 정부 재정 투입액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제주도가 부담하는 살처분 매몰 비용도 상당하다.

지난 6월 제주도 AI 사태에서는 발생 농가 3㎞ 내외의 4개 농장 사육 가금 14만6095마리가 살처분 매몰됐다. 7월 말이 돼서야 사태가 종식됐다. 가금류 이동 중지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 축산물 불신에 따른 소비 급감 등 2차 피해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처럼 AI는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만큼 철저히 차단되도록 총력전을 펴야 한다. 축산 농가들은 농장 내부와 출입 차량 소독에 철저를 기하고 도민들은 철새도래지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반복되는 AI 발생 지역이 철새도래지로 생태 관광지다. 일본의 경우 철새도래지 생태공원 등은 자체 매뉴얼에 따라 상시 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제주도가 앞장서서 관계 부처와 민관 전문가 협력으로 AI에 상시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할 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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