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염
췌장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2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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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영. 소화기내과 전문의

[제주일보] 날씨가 금세 추워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2017년 한해도 마지막 달을 향해 가고 있다. 이어지는 회식과 송년회들로 연말연시가 다가옴을 체감하게 된다. 술자리가 부쩍 늘어나는 만큼 더욱 건강에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할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췌장염은 음주와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이다. 췌장은 여러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췌장에서 만들어진 소화효소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음식물이 아닌 췌장 스스로를 소화시키게 되어 췌장 손상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태를 췌장염이라고 한다. 급성 췌장염의 경우 3분의 1은 음주, 3분의 1은 담석이 원인이다. 또 만성 췌장염의 원인으로는 음주가 60~80%를 차지할 정도로 췌장염과 음주와의 관련성은 깊다.

급성췌장염은 보통 전날에 과도한 음주를 하거나 혹은 매우 기름진 음식을 먹은 환자에서 갑자기 유발된다. 참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상복부 통증이 특징이며,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도 흔하다. 통증이 등쪽으로도 뻗치고, 누웠을 때는 통증이 악화되는 반면 몸을 웅크렸을 때 완화된다면 더욱 강하게 급성 췌장염임을 시사한다. 진단은 임상소견과 피검사, CT나 MRI같은 영상소견을 종합해서 이루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급성 췌장염은 좋은 임상경과를 나타내어 금식, 수액, 진통제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부 중증의 췌장염 환자에서는 합병증 발생 및 사망률이 30%까지도 보고되고 있어, 중증도에 따라 때로는 위중한 결과를 보이게 될 수도 있다. 또한, 급성 췌장염 환자에서 많은 사망이 발병 초기에 발생하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의심증상이 발생했다면 지체 없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만성 췌장염은 반복된 염증으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영구적인 췌장 조직 손상과 변형이 일어나게 된 상태를 말한다. 만성 췌장염 역시 급성 췌장염과 유사한 양상의 상복부 통증이 주된 증상이며, 대체로 급성 췌장염에 비해서는 경미한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외에도 췌장의 기능 저하로 소화효소 분비 기능이 떨어져 체중감소, 지방변, 설사를 보일 수 있고 40%정도는 췌장의 내분비 기능부전으로 당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곧 회복되는 급성 췌장염과 달리 만성 췌장염은 떨어진 췌장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증상 조절을 위한 진통제와 소화효소제 복용, 당뇨 치료 등을 요하게 되는 질환이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이 최선의 처치는 예방이다. 급성과 만성 췌장염 모두 주된 발병 요인이 음주인 만큼 무엇보다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다. 특히나 만성췌장염으로 진행되면 췌장 기능 회복이 어려운 만큼 미리미리 환자 스스로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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