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입 수능일, 모두가 日常(일상)처럼
오늘 대입 수능일, 모두가 日常(일상)처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2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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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포항 지진으로 연기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오늘 치러진다. 전 세계에서 이런 수능으로 국가에 비상이 걸리고, 시험 시간에는 항공기 이·착륙이 완전히 금지되고 동력 비행장치의 운항도 전면 통제되는 나라는 대한민국 뿐일 것이다. 교육부는 대입 수험생의 통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1994학년도부터 이 수능을 도입했다. 하지만 수능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대학입시를 위해 줄 세우는 수능시험을 없애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을 뿐 아니라 점수로 학생을 규정하고 진학 도구로 사용하는 것은 학생의 삶을 파괴하는 비교육적 처사라는 것이다.

하여튼 오늘 제주도내 14개 시험장에서 7100명의 수험생이 수능시험을 치른다. 수험생들은 지난 12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바란다. 시험을 잘 보는 것 못지않게 휴대폰, MP3 플레이어, 전자 계산기,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전자시계 등 모든 전자기기는 반입이 금지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제출하지 않거나 전원을 끈 채 가지고 있다가 발각될 경우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애쓴 수험생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수험생 자녀들이 행여 감기나 걸리지 않을까 건강에 노심초사했을 학부모들도 마음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가 되게 한다. 이로 인해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한 준비가 초·중·고교 모든 과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학입학 문제는 고등학교 학부모의 고민만이 아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초·중·고교 12년간의 모든 교육 과정이 대입 경쟁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래서 수능시험은 이 모든 과정의 완결판이라 할 만하다. 수험생들이 강박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금물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평상심을 잃지 말기 바란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려면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인생은 수많은 난관을 통과해 나가면서 성장하고 성숙해진다. 긴 인생 행로를 보면 수능은 그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평상심으로 수능에 임한다면 마음은 한결 가볍고 오히려 문제풀이가 쉬울 수 있다. 가족들도 그동안의 수고와 노력을 격려해 시험장을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줄 필요가 있다.

“시험 잘 봐라”는 말보다 일상(日常)처럼 “잘 다녀와라”는 말이 더 좋을 것이다. 아울러 각 시험장에서도 철저한 시험감독을 내세워 지나치게 수험생들을 경직시키는 언행은 삼가야 할 것이다. 오늘 오후 시험을 모두 마치고 시험장을 나서는 수험생들에게 웃음꽃이 피기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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