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의 오묘한 조화 '절경'...詩가 흐르는 '힐링 마을'
산과 물의 오묘한 조화 '절경'...詩가 흐르는 '힐링 마을'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7.11.22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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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수산(水山)이란 명칭은 ‘물메’라는 우리말을 한자어로 바꾼 것이다. 사진은 수산리 마을 전경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제주일보=부남철기자]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말이 있다. ‘논어’의 ‘옹야(雍也)’에 나오는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知者樂水, 仁者樂山)”라는 구절에서 나온 말로 지혜로운 사람은 사리에 밝아 물이 흐르듯 막힘이 없으므로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의리를 중히 여겨 그 중후함이 산과 같으므로 산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공자가 환생해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水山)리를 봤으면 “이곳이 바로 성인이 살 곳이다”라고 했을 것이다. 수산봉(물메오름)과 저수지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 속에서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마을 수산리.

마을 주민은 물론 도민들에게 더욱 익숙한 이름은 ‘물메’이다. 주민들은 물메라는 명칭에 더 정감을 갖고 있으며 아직도 초등학교 이름에 ‘물메’를 사용하고 있다.

마을 지명의 유래에 대해 김장순 수산리 마을만들기 추진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수산봉과 저수지를 연관지어 생각하지만 수산봉 정상에 마르지 않고 용솟음 치는 샘이 있었고 기우제단이 있어 가뭄이 심하면 제주목사가 직접 이곳에 와서 기우제를 봉행할 만큼 신령스러운 봉우리였으며 여기에서 물메라는 이름이 유래됐다”라며 “수산은 물메라는 우리말을 한자어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산리는 약 600여 년 전에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 원종 때 삼별초가 제주에 들어와 항파두리 내외성을 축조하면서 기세를 떨쳤다는 기록으로 보아 이에 인접한 수산리에 그때부터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저수지 옆에 있는 400년 넘은 ‘곰솔’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이와 함께 저수지 옆에 있는 400년이 넘은 ‘곰솔’은 수산리의 유서 깊은 역사를 보여주는 명물이다. 천연기념물 제441호, 높이 12.5m, 둘레 5.8m이다. 이 곰솔은 마을의 수호목으로서 주민들이 적극 보호하고 있는데 눈이 내려 덮이면 백곰이 저수지의 물을 마시는 모습을 연상시키고 장마철에 저수지 수위가 올라가면 늘어진 가지가 물에 닿아서 수산봉에 사는 큰 곰이 물을 마시러 내려온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곰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제주시의 많은 마을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만을 이용한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면 수산리는 마을 주민들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접목해‘대한민국 10% 이내’의 마을 인지도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도전을 하고 있다.

양철우 이장은 “주민들이 우리 마을의 가장 큰 장점인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를 고민한 끝에 산과 물, 그리고 시(詩)가 흐르는 마을인 ‘힐링 마을 물메’를 조성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마을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협의를 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수산리 주민들은 이를 위해 한국시인협회가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시인의 시 100편을 제주자연석에 새겨 마을 곳곳에 설치함으로써 마을의 핵심 경관을 이뤄냈다.

김장순 위원장은 이와 관련 “주민들은 대한민국 마을 가운데 10% 이내의 인지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인지도를 형성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고 그 콘텐츠로 시를 선택했고 이를 내용으로 경관개선사업에 공모해 선정돼 지난해까지 그 사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산리 주민들은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마을만들기 콘텐츠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았다.

수산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공모한 창조적 마을 만들기(종합개발)사업에 도전장을 던졌고 그동안의 노력과 마을의 미래 발전을 위한 창의성을 인정받아 선정됐다.

수산리는 내년부터 ‘대한민국 인지도 10%이내 마을’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다.

마을 곳곳에 시를 새겨 설치한 자연석 <임창덕 기자 kko@jejuilbo.net>

이 도전의 핵심 콘텐츠는 역시 ‘시’이다. 그동안 마을 울담 및 돌담과 연계해 8.5km에 세워진 시비 사이의 돌담을 정비해 ‘시인의 돌담길’을 새롭게 조성하고 이 길을 통해 ‘힐링마을 물메’를 완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자연과 주민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수산리 주민들은 이의 완성을 위해 기존 주민들과 정착을 하러 온 주민들의 화합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정착을 하러 온 주민들도 기존 주민들이 노력에 화답하고 있다.

‘산이 좋아 물이 좋아 힐링 마을 물메’의 주민들은 대한민국 대표 마을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함께 조용히 내딛고 있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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