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의 歸還(귀환), '뺑뺑이관광'은 이제 그만
유커의 歸還(귀환), '뺑뺑이관광'은 이제 그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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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중국인 단체관광객(遊客, 유커)이 지난 3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단된 이후 8개월 만에 다음 주 재개된다. 하지만 본격화되려면 앞으로도 2~3개월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금한령의 해제 수순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춘제가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제 우리는 서두르지 말고 유커관광의 문제점을 확실히 진단하는 한편 제주 관광산업을 업그레이드할 방안을 짜야 한다.

물론 ‘유커의 귀환(歸還)’에 맞춰 이들의 입장에서 불편함은 없었는지 살피고, 이들을 더욱 친절히 맞아야 하는 건 기본이다. 그동안 유커관광은 저질, 저가, 뺑뺑이 관광이란 오명을 들어왔다. 제주 여행사는 중국 여행사에 대해 철저하게 갑(甲)과 을(乙)의 관계로 종속돼 있다. 예컨대 제주 여행사가 중국인을 대상으로 25만원짜리 제주도 3박 4일 여행 상품을 판다. 고객 유치영업은 중국 여행사만 할 수 있다. 제주 여행사는 여행비 25만원과 일정 금액의 모객 수수료를 얻어 중국 여행사에 보낸다. 중국 여행사는 항공비(15만원 안팎)와 여행 관련 수수료 등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모두 챙기고 관광객만 보낸다. 제주 여행 중 발생하는 숙박비와 교통비 등 모든 비용은 제주 여행사가 부담한다. 이렇게 손해를 본다고 해서 중국단체 관광 상품을 업계에선 ‘마이너스 투어’라고 부른다.

제주 여행사는 이 손해를 면세점·특산품점·식당·유료 관광지 등으로부터 송객(送客) 수수료(리베이트)로 충당한다. 여행사는 대형 면세점으로부터 판매금의 20%, 시내 중소형 면세점이나 특산물 판매점에선 약 40%를 받는다. 이 돈으로 유커들의 숙박비, 교통비 등 제주 체류 비용을 모두 지불하는데 모자라면 여행사들이 덤터기를 쓴다.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유커 1인당 최소한 150만원은 쓰게 해야 한다. 이 액수가 채워질 때까지 각종 쇼핑센터를 돌아다니는 ‘쇼핑 뺑뺑이’를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연히 유커들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고, 송객 수수료를 ‘인두세(人頭稅)’라고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관광패턴이 제주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래선 안 된다. 관광·유통업계에선 이번 사드 보복 이후 전반적인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론이 비등하다. 핵심은 유커 의존을 줄이고, 외국인 관광객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품격높은 여행 상품을 내놓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선 의료·문화관광 등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고 관광지 인프라도 개선해야 한다. 중국도 이제는 단체 관광 패턴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저가 전세기, 크루즈 상품을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제주관광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어내야 한다. 제주도와 업계가 꼼꼼하게 대책을 점검하고 실천하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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