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지 인근 주민들 "관광객 증가 부정적"
제주 관광지 인근 주민들 "관광객 증가 부정적"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7.11.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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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제주본부 등 연구보고 결과 '투어리스트피케이션' 현상... 한은 "공식 견해는 아니" 논란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와 연동, 동문시장 등 도내 주요 관광지 인근 주민들은 관광객 증가로 인해 부동산 가격과 물가 등의 거주환경에 있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강원대 김영국 부교수 및 부경대 우은주 조교수와 공동으로 작성한 연구보고서 ‘제주 투어리스트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이 지역주민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이 같이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제주시 연동과 월정리, 동문시장, 성산, 함덕해수욕장 등 10개 관광지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설문 결과 주민들은 늘어나고 있는 관광객들이 ‘부동산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그렇다 47.6%, 아니다 18.3%)하고 있으며, ‘자연환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그렇다 41.4%, 아니다 18.8%)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역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그렇다 47.6%, 아니다 24.1%)을 미치는가 하면 ‘지역 범죄율이나 교통사고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그렇다 62.3%, 아니다 16.8%)고 응답해 관광객 증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 “관광객 증가로 기존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관광지화되고 주거환경이 위협받는 현상인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현재 투어리스트피케이션이 도민에게 더욱 심각하게 인식될 여지가 큰 만큼 궁극적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관광 관련 정책을 정비하고 관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로 볼 때 양적 팽창을 지속하고 있는 제주관광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질적 관광’에 초점을 맞춘 정책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한은 제주본부는 공동 연구로 진행된 이번 결과를 한국은행의 공식 견해가 아니라 연구자 개인 의견으로 밝혀 논란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을 관광지 인근 주민으로 한정된 부분 역시 자칫 도민 전체 인식으로 오해될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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