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수능 연기...성숙해진 사회
지진, 수능 연기...성숙해진 사회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7.11.20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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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부남철기자] 기자 생활을 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많은 상황을 마주치지만 올 11월은 또 하나의 기억으로 남게 됐다.

지난 15일 오후 2시34분쯤부터 경북 포항시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속보가 쏟아졌다. 제주에서도 진동을 감지했다는 제보가 이어졌고 사회부 기자들은 내용을 확인하고 기사를 작성했다. 역대 두 번째 규모라는 속보가 쏟아지고 지진 피해자들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제주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오후 8시21분 속보가 떴다. 교육부가 포항 지진으로 인해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는 내용이었다.

회사로 복귀를 했고 편집이 끝난 면에서 수능 관련 기사를 삭제하고 다른 기사로 면을 다시 제작했다.

모레면 1주일 연기됐던 수능이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지난 일주일이 끔찍했을 것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이란 시간을 수능 시계에 맞춰 모든 것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생각지도 않았던 1주일이란 시간을 견디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기자 주변의 수험생들도 수능연기에 무척 당황했다. 한 수험생은 모의고사 문제지를 사기 위해 제주시내 서점을 돌아다녔고 재주생인 수험생은 책을 서울 학원에 두고 왔다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1주일이 그동안의 시간보다 더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자가 생각했던 것보다 수능 연기에 따른 사회적 혼란은 크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이만큼 성숙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힘든 시간을 보낸 수험생들이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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