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상생의 길' 도민 모두 공감할 수 있어야
제2공항 '상생의 길' 도민 모두 공감할 수 있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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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2공항 건설은 도민의 오랜 숙원이었다. 반대하는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입지 선정에 대한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공정한 검증을 정부에 요구하겠다. 검증 결과에 대해 모두가 승복하는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그제 제주도의회에서 행한 2018년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제주 제2공항 관련 발언의 전부다. 원 지사가 이날 밝힌 제2공항 건설 관련 발언의 핵심은 검증 결과에 승복과 이를 통한 상생의 길 모색이다.

원 지사가 공식 석상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제주도와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가 최근 제2공항 정책과 관련된 5개항의 합의에 기초한 것이다. 그동안 제2공항 건설 반대 투쟁을 전개해 온 반대대책위원회는 지속적으로 제2공항 입지 타당성 조사가 잘못됐다면서 부실용역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즉 제2공항이 성산지역으로 들어서는 입지 타당성 조사가 잘못됐으며, 이 잘못된 조사를 기반으로 입지가 결정됐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이번 합의에서 반대대책위 강원보 집행위원장은 “재조사 결과 문제가 있을 경우 제2공항 건설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문제가 없으면 합의에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공은 제주도와 반대대책위 간 합의문을 건네받은 국토교통부로 넘어간 셈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합의문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문의 핵심은 입지 타당성 재검토 용역과 기본계획을 분리 발주하고 타당성 재검토 결과는 기본계획 용역 발주 여부에 구속력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곧 입지 타당성 재검토(재검증) 이후 그 결과에 따라 공항 건설에 따른 기본계획 용역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측이 이 같은 합의 내용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이를 번복하거나 변경한다면 이는 제주사회 전체로부터 비난을 감수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명분도 잃게 됨은 두말 할 나위 없다.

제주도는 이번 원 지사의 의회 시정연설에서 밝힌 대로 재검증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져 그 결과에 누구도 승복할 수밖에 없도록 국토부와 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반대대책위 또한 대승적 차원에서 당당하게 검증 과정을 지켜보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소수가 무시돼선 안 된다. 그런데 그 소수가 사회로부터 존중받으려면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최소한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게 전제되지 않으면 이는 불복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재검증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그 결과에 따른 지역주민과 나아가 제주사회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상생의 대책을 이제부터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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