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산업 이제는 재검토해야 할 때
양돈산업 이제는 재검토해야 할 때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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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심한 악취를 유발하는 양돈산업과 ‘청정 제주’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 휴양산업은 그 성질상 절대로 함께 병진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이 근본적인 이질(異質)을 외면하고 두 가지 목표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애쓰고 있다. 제주도내 양돈악취 문제가 두고 두고 골칫거리가 되는 까닭이다. 앞으로도 이번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오면 양돈악취 민원은 계속될 것이다. 행정은 그 때마다 우물쭈물할 것이다.

제주도는 다음 달까지 도내 양돈장 100곳에 대한 악취관리 실태 조사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까지 악취 기준 초과 양돈장에 대한 악취 관리 지역 지정에 나설 방침이다. 올해 조사 대상에서 빠진 나머지 양돈장 196곳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악취 실태 조사를 실시하고 같은 방법으로 관리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첫 단추부터 확실히 끼우기 위해선 첫번 조사부터 철저해야 할 것이다.

앞서 지난 8월부터 도내 50개소 양돈장을 대상으로 악취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94%인 47개소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양돈장이 밀집한 지역 전체를 악취 관리 지역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다른 말로 제주도가 그동안 양돈 악취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얘기가 된다. 악취 관리 지역으로 지정된 농가는 6개월이내에 스스로 악취 저감 계획을 수립해 제주도에 제출해야 한다. 이어 1년 이내에 계획에 따른 시설을 완료하고 장비도 모두 갖춰야 한다.

농가가 악취 저감 계획을 실행하면 제주도는 다시 분기마다 악취를 측정하고 미흡하면 개선명령을 내린다. 개선명령이 이행되지 않거나 다시 악취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되면 양돈장 조업 중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제주도는 그제 도내 연구기관과 측정대행기관, 악취검사기관의 컨소시엄 형태로 ‘제주악취관리센터’를 설립한 후 그 운영 사무를 민간에 위탁하기 위한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앞으로 분기별 악취 관리 지역 실태 조사, 정기적 악취 관리 지역 배출시설 지도 점검, 악취 관련 연구 등을 수행할 이 센터의 기능이 중요해졌다. 양돈 악취를 해결하겠다는 제주도의 의지는 이 센터의 역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의지로 양돈 악취를 조금 줄일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주도 양돈산업은 한때 제주경제의 한 축을 받쳐온 중요한 기반이었다. 하지만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이제는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할 때가 됐다. 도민들에게 악취 고통을 주면서 양돈 산업을 계속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제주도가 양돈산업을 대체할 분야를 하루 속히 찾아내야 할 것이다. 과거 감귤농가의 폐원 정책을 추진했듯이 장기적으로 양돈농가를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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