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곡중학생들 “제주4·3 꼭 기억할래요”
서울 마곡중학생들 “제주4·3 꼭 기억할래요”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7.11.15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3공부하고 토론, 학교축제 때 4.3벽화에 서명운동 캠페인까지
진상규명·미국 사과요구 손편지 쓰고 제주4·3위원회에 보내와
마곡중학교 학생들이 보내온 서명용지와 손편지.<사진=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제공>

[제주일보=변경혜 기자]  서울지역 중학교 학생들이 제주4·3을 기억하는 교내 캠페인을 벌이며 4·3의 내용을 담은 벽화를 그리고 진상규명과 미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시 강서구 마곡중학교 학생들로, 지난달 20일 교내에서 열린 학교축제에서 민주시민부스를 운영하며 4·3항쟁 벽화그리기를 시작으로 ‘4·3사건 4행시 짓기’ 등 4·3을 기억하기 위한 그림을 그리는 등 여러 프로그램들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4·3이 어떻게 일어나게 됐는지, 무고한 민간인들의 엄청난 희생, 이후 진상규명 과정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식사과, 4·3특별법의 제정과정 등 구체적인 내용들까지 주변 친구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물론 제주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미국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까지 이어나갔다. 아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간 서명과 그림, 손편지는 지난 13일 제주4.3 70주년 기념사업위원회에 전달됐다.

손편지에는 ‘더 알고 더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런한 비극적인 사건에 미국이 사과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글과 함께 ‘4·3피해자들과 유족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마곡중 학생들이 이같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게 된 데는 ‘학생들의 자기결정권과 인권·평화’를 강조하는 학생회 분위기와 함께 한 교사의 역할이 있었다.

지난 9월 제주도교육청 주최로 서울시교육청 소속 50여 명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1박2일의 4·3직무연수에 참여한 A교사는 학생들과 제주4·3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고 학생들은 이어진 토론을 통해 ‘제주4·3’을 학교축제인 민주시민부스의 주제로 채택한 것.

A교사는 “4·3에 대한 자료를 찾고 어떻게 친구들에게 알릴지, 무엇을 얘기할지 모두 아이들이 토론하고 결정한 것”이라며 “아이들이 4·3을 공부하고 이것을 기억하기 위해 손편지에 쓴 글들을 읽으며 정말 감동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A 교사는 “아이들이 4·3을 기억하기 위해 일명 베니야합판까지 구해서 그림을 그리고 글귀를 남기는 과정 하나하나에 교장선생님이 ‘이것이 혁신이다’라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마곡중 4층 복도에는 학생들이 제작한 제주4·3 대한 글과 그림들이 전시돼 있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