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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사회
제주일보 | 승인 2017.11.14

[제주일보] 보건복지부와 제주도가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서 벌어지는 각종 법규 위반 행위에 대해 지난 13일부터 일제 단속에 들어갔다. 다음 달 5일까지 3주 동안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합동 점검으로 대형마트 등과 주민센터, 체육시설, 자연공원 등 공공 및 다중이용시설이 그 대상이다. 이번 캠페인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장애인 공간 내 불법 행위 등을 점검하는 차원이지만 교통약자를 위한 배려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환기시키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모두 250만여 명이다. 국민 20명 중 1명이 갖가지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에 등록된 장애인 수도 3만45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전체 장애인의 절반이 넘는 126만명이 각종 사고로 거동이 불편한 지체 장애인이다. 국가기념일인 ‘장애인의 날’(4월20일)과 별도로 매년 11월 11일을 ‘지체 장애인의 날’로 정해 기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장애인 이동권이 크게 제약받고 있는 현실에서 장애인 전용 공간을 가로채고도 아무런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지금의 사회 분위기는 매우 심각하다. 심지어 장애인 표지를 ‘위·변조’하는 파렴치한 행위까지 벌어지는 현실은 실망스럽다.

최근 3년간 제주도내 장애인 주차구역 위반 적발 건수는 2015년 1611건, 2016년 3880건, 그리고 올 들어 10월 현재까지 4683건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이렇게 적발 건수가 늘어나면서 과태료 징수액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올 들어 10월 현재 과태료 징수액이 2억7000만원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과태료를 징수해도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여전히 장애인 주차구역에 정상인들이 주차를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나 장애인 전용구역에 주차된 위법 차량은 대부분 고급 승용차들이다. 저들에게 과태료 10만원은 새 발의 피일지 모른다.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으로 할 일을 다했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 자기 혼자 편하자고 장애인 주차구역을 침범하는 행위는 불법 여부를 떠나 양심의 문제라는 점에서 한 번쯤 자신과 주위를 찬찬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제주도도 불법주차 위반 행위에 대해 면밀한 단속과 함께 대시민 계몽운동에 보다 적극성을 보여야 할 때다.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으면 될 때까지 홍보하고 계도하는 게 진정한 행정력이자 리더십이다. 자신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는 따뜻한 사회가 진정한 선진 사회다. 장애인 전용 공간을 보호해주는 일이야말로 높은 시민의식의 척도다.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과연 선진사회라는 이름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었는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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