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프로도 경제효과를 위한 발걸음
제주형 프로도 경제효과를 위한 발걸음
  • 제주일보
  • 승인 2017.11.1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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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헌 ㈜아트피큐 대표이사

[제주일보] 남서태평양의 뉴질랜드는 인구 430만의 섬나라로 영화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해지면서 막대한 경제적 수익을 얻었다.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촬영된 영화 한편으로 인해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지로 손꼽히게됐고 스크린산업의 메카로 성장하게 되면서 국가이미지 또한 상승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연평균 5.6% 이상 증가하면서 엄청난 경제적 효과도 누리게 된다.

영화제작 당시 제작팀이 현지에서 사용한 돈이 2억5000만 달러에 이르고, 1만5000명의 고용창출과 3억60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거뒀으며 관광시장은 38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영화 한편으로 국가 경제가 뒤집히는 현상이 생긴셈이다. 이런 현상을 영화의 등장인물의 이름을 따서 프로도 경제효과라고 한다. 그 영향력에 더불어 뉴질랜드의 수도인 웰링턴에 헐리우드를 본따 ‘웰리우드’라는 용어도 생겼다.

서울시도 이러한 경제적 효과를 노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촬영을 유치하고 일부 장면이 서울에서 촬영이 진행되면서 국가브랜드가치의 상승효과가 2조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으나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 듯 하다. 영화 한편 촬영으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거두겠다는 발상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많은 국가와 도시들이 영화의 제작비를 지원해주면서 촬영유치를 통해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그만큼 홍보 및 경제효과를 얻기 위해서다. 실제 뉴질랜드 정부는 세금 감면, 보조금 지급, 홍보 비용 1870만 달러 지원 등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졌다.

영화뿐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에서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최근 개봉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이라는 애니메이션은 문화콘텐츠의 파급효과를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일본에서 1700만명을 넘어 역대 4위에 랭크됐고 국내에서는 300만명을 기록한 이 애니메이션의 주요 배경은 실제 일본의 도시와 마을을 작품에 옮겨 놓았다. 도쿄와 히다후루카와, 나가노 등이 등장하는데 여주인공 미츠하가 살고 있는 이토모리 마을이 히다후루카와라는 실존하는 마을이다. 실제 마을의 배경을 애니메이션 속에 담아내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그곳에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실제로 작품에서 나오는 주요 장소는 이른바 ‘성지순례’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의 애니가 일본에서만 170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것은 물론이고 성지순례라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생긴다는것은 그만큼 문화콘텐츠가 가진 힘이 대단하다는걸 새삼 느끼게 해준다.

제주 또한 로케이션의 최적지로 부상하면서 제주에서 로케이션된 드라마나 영화가 매년 70편 이상일 정도로 그 인기가 점점 오르고 있다. 지금은 카페로 유명한 영화 건축학개론의 서연의 집과 드라마 맨도롱또똣의 배경이 되었던 봄날 까페, 한담해변, 드라마 아이리스의 마지막 장면으로 깊은 여운을 남긴 표선의 김태희 등대, 영화 늑대소년의 물영아리 오름은 아직도 많은 관광객들의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경관으로인해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점점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해 환경, 항공, 교통 등의 여러 가지 문제점도 낳고 있지만 제주의 관광산업은 경제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산업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비롯한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통해 이야기가 풍부한 섬, 가보고 싶은 섬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내년 2월 출범 예정이다. 문화콘텐츠관련 산업육성을 위한 기업지원 기관으로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기를 바라면서 제주가 제2의 ‘프로도 경제효과’를 재현할 수 있는 섬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제주일보 기자  isuna@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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