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안전불감증, 화마 습격 부른다
재래시장 안전불감증, 화마 습격 부른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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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연례적으로 동절기에 접어들면 재래시장 안전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끌게 된다. 이는 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이유도 되지만, 특히 겨울철엔 난방을 위해 전열기 사용이 늘기 때문이다. 전열기 사용이 증가한다는 것은 곧 그만큼 화재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는 특히 겨울철에는 재래시장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에 주력한다. 최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가 안전관리를 위한 화재종합 안전등급 심의위원회를 열어 도내 전통시장 27곳을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각 시장에 대한 안정도 등급을 분류한 결과 소방시설 등의 기준이 적합하게 설치됐고 관리 상태가 우수해 화재 안전도가 높은 A등급을 받은 곳은 성산 오일장 1곳뿐으로 결론났다.

제주시 서문공설시장과 칠성로 상점가, 도남시장 등 21곳은 B등급을 받았다. 이번 회의 결과 소방시설 기준에 미흡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C등급을 받은 전통시장도 5곳에 이르렀다. 제주시민속오일시장과 동문수산시장, 동문재래시장, 한림매일시장, 서귀포오일시장 등이다. 이들 시장은 말만 들어도 제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이다. 이들 시장엔 하루에도 수천명의 이용객들이 몰리고 있다. 물론 C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목전에 위험이 나타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C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점은 분명 정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C등급을 받은 경우 소방안전 기준에 미흡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전통시장은 화재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올 1월 전남 여수시 교동 여수수산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전통시장의 화재 위험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에 120개의 점포 가운데 116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30일 새벽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의 불은 점포 600여곳을 삼켜버리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점포들이 다닥다닥 붙어 영업을 벌이고 있는 전통시장은 한 번 화재가 발생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화재로 인한 피해는 개인은 물론 해당 지역 전체에 막대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많은 자금을 투입해 시설 및 제도의 현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에 여전히 취약한 곳이 존재한다. 이는 곧 관리를 책임져야 할 정부, 지방자치단체, 상인들의 안전 불감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전통시장의 경우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시설 개선을 유도해 나가야 한다. 이에는 상인들의 의식 개선이 선결돼야 한다. 관(官)이 개인들의 영업행위에 간섭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해당 시장에서 영업을 하는 상인의 의식 개선이 선행되지 않으면 언젠가는 화마의 습격에 당할 수밖에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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