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걷고 갑니다" 올레걷기축제 성황리 열려
"잘 걷고 갑니다" 올레걷기축제 성황리 열려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7.11.05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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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가 공연, 체험, 먹거리까지 제주 대표 이동형 축제로 자리매김
지난 3일 제8회 제주올레걷기 축제에 참가한 올레꾼들이 올레 3코스를 걷고 있다. <정용기 기자brave@jejuilbo.net>

[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지난 3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온평포구. 이른 시간이었지만 이날 온평포구 일대는 수천 명의 올레꾼으로 붐볐다. 올레꾼들은 가을 바람과 햇빛을 맞으며 올레길 여행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제주의 가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제주올레걷기 축제가 지난 3~4일 3코스(온평포구~표선해수욕장)와 4코스(남원포구~표선해수욕장)에서 열렸다. 올해 8회째를 맞은 올레걷기 축제는 걷다가 공연, 체험, 먹거리를 즐기는 제주 대표 이동형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올레 걷기 축제 개막식에서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2007년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서 시작된 제주올레가 올해로 10년을 맞았는데 설문대할망을 비롯해 제주 조상님 그리고 올레걷기 축제에 오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가 나면 나는 대로, 제주올레를 있는 그대로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말해 올레꾼들의 흥을 돋웠다.  

이번 축제에는 올레꾼과 자원 봉사자, 지역주민 등 5000여 명이 참여해 깊어가는 제주의 가을을 걸으면서 만끽했다. 국내 올레꾼은 물론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영국, 필리핀, 호주,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네덜란드 등에서 온 여행자들도 함께 했다. 또 시각장애인들도 마음으로 제주의 자연 풍광을 그리며 제주올레를 걸었다.

한 달에 한번 제주를 찾는다는 류모씨(55·서울)에게 올레길 걷기는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류씨는 20여 년 전 불의의 사고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후 건강관리로 걷기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삶의 방향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제주 올레길에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기회도 갖게 됐다.

류씨는 “천천히 걷다 보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알게 된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보기 위해 매달 제주올레를 찾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공연도 올레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공연부터 밴드, 어린이 합창단 공연도 열렸다. 올레길이 지나는 마을의 주민들이 만든 고사리 육개장, 한라산 표고버섯 비빔밥 등도 제공됐다.

싱가포르에서 온 저메인 루씨는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과 마을 주민들의 따뜻함, 처음 만나도 모두가 친구 같은 분위기에 매혹돼 올해로 네 번째 축제를 찾는다”며 “올레는 제주가 가진 매력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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