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간 협력을 통한 지역 발전 패러다임의 변화
기관간 협력을 통한 지역 발전 패러다임의 변화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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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제주일보] 지역 발전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 그대로 우리나라는 50여 년간 수도권에 인프라, 인재 등을 집중하면서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빠른 성장 이후에 큰 성장통이 기다리고 있었다. 밀레니엄 시대에 들어서면서 기존의 수도권 중심, 탑다운의 경제성장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 한국 경제가 고도화되고 중국이 고도성장하면서 빠른 추격자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었고, 대부분의 지역은 인구감소 시대까지 맞게 되었다. 지방소멸에서부터 시작해서 국가 전체의 위기로 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상황이 이럴수록 제주는 더 주목받고 있다. 제주가 국가 위기 극복의 열쇠를 쥐고 있다.

제주는 특별자치도이고 인구 순유입이 증가하는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는 10월 26일 여수에서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고 특별자치도로서 제주의 선도적 역할에 기대를 표명했다.

과거 정부들도 공공기관 지역이전, 대기업 지역이전, 지역의 재개발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했지만 이 방법은 한계가 있었다. 공공기관과 이전기업은 고립되었고 지역의 재개발은 지역의 고유성을 잃게 만들었다. 이제는 연결을 통한 생태계와 재생(Regeneration)의 방법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할 때다.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2015년부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새로운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 제주’를 비전으로 추구해 온 변화는 지역재생 실천의 일환이다.

제주는 인재들이 떠나는 섬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자발적인 문화이민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인재들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U턴하는 인재들, 새롭게 유입되는 인재들과 제주도민들의 연결, 서로간의 존중을 통한 공동 번영, 지역의 가치를 재생하면서 글로벌한 것을 함께 창조해서 다음세대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바로 재생(Regeneration)이다.

최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제주지방기상청과 함께 원도심 재생을 위한 야심찬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 기관은 제주 지역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을 모았다.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력은 필수조건이다.

제주의 기관들 사이에서 협업이 일어나면서 상향식(bottom-up)으로 부처간 협력이 성사되고 있다.

제주기상청은 원도심의 구기상청 건물과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했고 도시재생지원센터는 90년 전 구기상청 건물 인근의 제주성과 공신정 터의 길을 복원하고 건물의 내부 시설을 정비하기로 했다.

혁신센터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민과 도시재생스타트업들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제주도 ICT융합담당관은 데이터지능형 도시를 만드는 전략으로 함께한다. 이렇게 구기상청 건물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국토부, 기상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주에서 연결되었다.

또한,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원도심이 인재들의 교류의 장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다. 건물 뿐 아니라 골목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공공성 있는 건물주들이 좋은 도시재생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11월 23일 제주 더 크래비티의 ‘지역재생과 스타트업의 동행’ 컨퍼런스를 연다. ‘라이프스타일 도시’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로부터 제주의 가능성을 듣고 일본의 이승민 리노베링 디렉터가 건물주와 임차인이 함께 지역을 혁신한 리노베이션 스쿨의 경험을 공유한다.

변화는 시작되었다. 원도심 골목길 거리 위에서, 세대(Generation)와 세대가 연결되고 지역과 지역이 연결되어 활력을 찾는 것. 원도심을 떠난 인재들이 다시 돌어와서 ‘인재가 유입되고 교류하여 새로움이 탄생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원도심의 본래의 핵심가치가 복원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재생(Regeneration), 지역발전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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