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100년, 천천히 지역사회와 함께"
"올레 100년, 천천히 지역사회와 함께"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7.11.0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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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그리는 제주올레의 미래상

[제주일보=정용기 기자] “앞으로도 꼬닥꼬닥(천천히) 하려구요.”

제주올레가 탄생한지 어느덧 10년.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그리는 올레의 미래상은 무엇일까.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이다.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 제주올레의 직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만드는 올레가 되려면 충분한 교류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올레걷기 축제에서 서 이사장을 만났다. 여전히 활력이 넘치는 그는 “올레 100년의 방향은 지역사회에 더 깊숙이 스며드는데 있다”며 “지난 10년간 제주올레가 나가야할 방향으로 지역화, 글로벌화가 많이 제시됐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지역사회와 공생하는 올레의 미래상을 강조했다.

▲제주올레 10년, 올레걷기 축제도 8회째다. 해마다 참가자가 많아지고 있는데, 비결은. 
사전 신청자를 비롯해 자원봉사자, 지역주민 등 5000여 명이 참가했다. 작년 보다 1.5배 정도 많아졌다. 올레걷기 축제의 성공 비결은 입소문으로 꼽고 싶다. 작년 올레걷기 축제에 참가했던 올레꾼이 올해에는 누군가와 함께 오고 그렇게 점점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판이 커진 것 같다. 3코스를 걷다가 6년째 올레걷기 축제에 오고 있다는 홍콩에서 온 올레꾼을 만났다. 검색을 통해 우연히 축제 소식을 접하고 혼자서 왔었는데, 처음 다녀간 이후 주위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퍼뜨려 주위 사람들과 함께 오게 됐다고 한다. 천천히 걸으면서 축제도 즐길 수 있어서 많이 참가하는 것 같다. 올레꾼들이 “올레걷기 축제를 즐기고 떠나는 날부터 내년을 기다리게 된다”고 할 정도로 칭찬해줘서 뿌듯하다.  

▲내년 그리고 앞으로 꿈꾸는 제주올레의 미래상은. 
올레길이 지나는 마을, 올레길 인근의 지역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야 한다. 올레꾼들이 걸으면서 보고 싶어하는 것도 제주의 속살인 마을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그동안 많이 거론됐지만 실행이 잘 되지 않았다. 10년 동안 올레는 제주 곳곳에 퍼져있는 관광지를 이어주는 선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올레꾼이 걷다가 잠시 그 마을에 녹아들 수 있는 콘텐츠를 늘려가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제주올레길 주민행복 사업’이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 카페가 대표적이다. 앞으로의 방향은 저 혼자 고민할 부분도 아니다. 제주올레 직원과 지역주민, 자원봉사자 함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올레길이 지나는 곳의 지역주민도 많은 제안을 해준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새로운 일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해외 올레길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의미는.
올레의 원조인 제주를 보여주고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중해야 하고 속도를 내서는 안 된다. 올해는 몽골 올레가 개장했고 베트남, 부탄에도 올레길 조성을 앞두고 있다. 전제돼야 할 것은 진짜 제주올레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화에 앞서 지역화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외국인 올레꾼이 올레걷기 축제 때만 오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도 올레를 걷는 외국인 올레꾼이 많아지고 있다. 외국인 올레꾼이 진짜 제주올레를 경험하기 위해선 지역사회와 더 밀착된 사업을 펼쳐야 한다. 8년째 올레걷기 축제를 하면서 지역주민들도 점점 경험이 쌓이고 있다. 부족한 인력은 자원봉사자가 함께 도우면서 메우고 있다. 해외 어느 국가든 올레의 방향과 철학이 맞아 떨어진다면 올레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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