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도시 윈윈 정책 빛났다"
"농촌-도시 윈윈 정책 빛났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1.0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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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② ③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서로월장’(서울과 로컬이 월마다 만나는 장터) 모습. 서로월장은 서울시 산하 지역상생교류사업단의 사업 중 하나로 농촌 자원의 전시·홍보·판매를 통해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목적으로 4~6월, 9~10월 기간 동안 3일씩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의 마을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한다. <서울시지역상생교류사업단 제공>

[제주일보] 계절의 깊이가 깊어갈수록 이맘때 제주의 농촌마을은 가장 제주다운 색깔로 채색되는 것 같다. 내륙지방이 한창 단풍잔치를 벌이지만 우리네 보물섬은 한라산 중턱에서나 그 흔한 단풍구경을 할 수 있으니 어쩌면 이 계절이 진정한 제주를 느끼게 해 줄 시기인 것 같다.

감귤 예상수확량이 평년을 밑돌 것이라는 예측은 농촌 지역경제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하늘이 도와줘서 올해도 태풍 등의 큰 악재가 없어 지나치게 작황이 좋은 월동작물들의 과잉공급이 가격변동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조금의 우려도 이즈음 갖게 되는 게 제주 농촌의 농심이리라 여겨진다.

예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지난 10개월은 격변 그 자체였을 것이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국정농단, 대통령의 파면, 정계의 대변혁,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네 농촌은 아랑곳없이 가야 할 방향과 해야 될 영농에 대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먹거리산업 최일선에 있는 우리네 농촌의 일상은 오랜 시간 동안 뼈 속까지 ‘흙을 버릴 수 없다’는 철학으로 무장된 농심이 있기에 그 어떤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최근 냉랭했던 한·중 관계가 호전되면서 중국 내에서 한류상품 판매가 재개되고 있다는 보도가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관광업과 관련된 업체들은 기대를 안고 그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나보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인식은 결코 고운 시선으로 그들을 보고 있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또는 제재에 의해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뜸했을 때 어쩌면 관광산업에서의 부가가치의 감소보다는 절대 다수의 도민들의 상대적인 행복지수나 쾌적한 제주를 누릴 권리에 대한 만족감은 더욱 컸으리라 여겨진다. 벌써부터 무질서와 쓰레기, 그리고 장소에 관계없이 큰 소리로 떠드는 그들의 불쾌한 목소리가 보이거나 들릴 것 같아 조금의 우려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유커들을 맞을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하겠지만 제주를 찾는 그들이 스스로 품위 있는 방문객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우리의 제도와 시스템도 아울러 정비가 돼야 할 것이다. 제주도가 관광산업이 제1산업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위치와 그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 역시 그 장점들을 보고 즐기면서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잠재적 의식이 심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너무나도 진부하지만 홍콩과 마카오가 쇼핑과 위락을, 라스베이거스가 도박을, 세부와 괌이 휴양을…. 이러한 것처럼 제주가 상징적으로 소비자에게 각인 될 수 있는 콘텐츠가 정립되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리라. 다양함은 차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그 차별성의 부족은 결국 경쟁력이 약화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도 있다.

제주도의 관광산업이 30년 전에 비해서 매출규모로 50배 이상의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출발은 제주의 경관과 환경에 있다는 생각을 잠시라도 잊어선 안 된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의한 인위적인 관광시설은 궁극적으로 제주도의 차별화된 관광산업을 좀먹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이미 함부로 파헤쳐지면서 고유의 경관과 환경들이 복구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버렸지만 이제라도 재검토하고 재정비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처음부터 제주 관광의 시작은 에코·그린·블루 투어리즘이었다. 이를 잊으면 안 된다.

필자는 지난 휴일 서울시 산하 지역상생교류사업단(단장 유정규)의 사업 중 하나인 ‘서로월장’(서울과 로컬이 월마다 만나는 장터)의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서 서울시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지난 겨울 밤마다 촛불이 밝혀졌던 곳이 이제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상생하기 위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서로월장 사업은 농촌(지역)자원의 전시·홍보·판매를 통해서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수많은 내·외국인들의 찾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한 가능성을 느꼈다. 농촌(지역)과 서울의 윈윈방안 마련요구에 부응하고 있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교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1차산업 생성물인 먹거리를 매개로 한 서울과 지역의 상생교류 추구가 빛났다. 지역의 소규모 농가와 가족농, 그리고 소규모 가공사업을 하고 있는 농촌마을의 마을기업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최대 소비시장인 서울 중심부에서 전시·홍보·판매를 하면서 구매수요를 창출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지역의 관광문화자원과 자연생태자원 등을 홍보함으로써 서울시민들의 지역 방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홍보방법이 될 것으로 보였다. 서울시의 이런 지역과 상생하려는 정책 방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척 컸다. 서울시의 지역상생정책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차후 다시 거론할 생각이다.

제주도와 관련 단체(필자가 속한 단체 포함)가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지금까지 관행대로 해왔던 홍보·전시·판매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로 도시소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된다.

당연히 대한민국 최고의 소비시장에서 진행되는 이벤트이기에 적지 않은 예산투입이 전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농촌공동체의 저력과 우수성을 도시소비자·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직접 각인시킬 수 있다면 그 투자가치와 효율성은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우리네 농촌마을들이 마을상품을 거론하고 가치를 내세운 지 이제 10여 년이 지났다. 어쩌면 가장 초기적인 홍보방법이 가장 적극적이고 4차원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행정당국과 마을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고 대처한다면 우리 농촌마을들의 미래는 무척 밝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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