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 완화, 섣부른 기대는 금물
'사드보복' 완화, 섣부른 기대는 금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30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중국 상하이의 저가 항공사인 춘추(春秋)항공이 오늘부터 닝보(寧波)~제주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지난 7월에 운항을 중단했는데 다시 원래대로 주 3회 운항을 재개한 것이다. 또 다른 중국 저가 항공사인 길상(吉祥) 항공도 상하이~제주노선의 복항 준비에 들어가 오는 12월 28일부터 주 3회씩 상하이~제주노선에 전세기 운항을 시작하겠다는 신청을 한국 측에 냈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해빙 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국과 중국정부가 다음 달 10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전에 사드갈등을 매듭짓기 위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이르면 이번 주중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은 반가운 일이다. 물론 북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별다른 변화가 나오기 어렵다는 예상이 없는 건 아니다. 또 중국의 저가 항공사들이 사드문제와는 별도로 기존 운수권을 방어하는 차원에서 복항 신청을 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내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방중이 새로운 장을 펼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데는 이견(異見)이 없다. 특히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던 한·중 통화 스와프 합의, 지난 24일 2년 만에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다.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중 양국이 사드 갈등을 봉합할 공동성명이나 합의문을 준비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다. 우리나라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경제교류가 막힌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 중국의 일부 여행사들은 한국행 단체 관광객 모집에 들어갔다. 사이버 보복공격으로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복구된 것도 긍정적이다. 한류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중국의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이 지난 3월 내렸던 K팝 차트 서비스도 재개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한·중 관계는 지난 25년 동안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질적 성숙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중 관계에서 외교·안보와 경제의 극단적 불균형이 일어난 책임은 중국의 패권적 일방주의에도 있었지만 이를 대처하는 우리 정부의 무능·무책임에도 있다. 그래서 이번 사드보복 사태가 우리에게 많은 피해를 가져왔지만 우리 국민이 중국이 얼마나 시장경제를 무시하는 나라인지를 아는 계기가 된 것은 역설적으로 다행이라 생각될 정도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의 주권을 훼손하지 않는 한·중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설정하는 일이다. 절대 조급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 난제를 해결할 방법은 어려움 속에서도 중국을 우리에게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공동이익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외교력이 필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