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도서관 개관 60주년에 부쳐
제주도립도서관 개관 60주년에 부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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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도서관이 다음 달 1일로 개관 60주년을 맞는다. 일제 강점기를 벗어난 제주도민들이 가장 먼저 희원(希願)한 일은 우리 한글로 된 신문과 우리 한글 책이 있는 도서관이었다.

일제의 한글 말살정책에 의해 땅속에 묻혔던 한글 활자를 다시 파낸 언론인들이 광복 그 해 10월 1일 한글 신문 濟州新報(제주일보 전신)를 창간했을 때 온 도민이 환호했던 것은 그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서관 설립 준비를 하던 그 해, 불행하게도 3·1사건이 발생하고 이듬해 4·3사건이 터지고 1950년 한국전쟁이 나면서 설립이 중단됐다. 이후 1957년 5월 제주도립도서관 설치 조례가 제정·공포되고 도내 경제계의 큰 인물이었던 청암 박종실 선생이 도서관 시설을 기부 채납해 마침내 11월 1일 제주시 삼도동에 제주도립도서관을 개관했다.

제주도민들의 이 도서관에 대한 애정은 상당했다. 지금도 30대 이상 도민들은 이 도서관에 대한 추억을 갖고 있을 것이다. 제주도서관은 그렇게 제주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애틋한 사랑을 키우는 곳이었다.

1996년 1월 31일 현재의 위치인 제주시 연삼로에 새 건물을 준공해 시설을 옮긴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서관은 개관 60주년 기념사업으로 濟州新報의 창간 의의와 사료적 가치, 활용 방안 등을 찾고 모색하는 한편 제주도서관 60주년의 의의와 발전 과제 등을 진단하는 뜻깊은 토론회 등을 개최한다.

도서관은 지역 공동체의 지식 허브다. 때마침 어제(25일)부터 내일(27일)까지 경기도 킨텍스에 전국의 사서들이 모여 ‘제54회 전국도서관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사람, 책, 창의적 공간:새로운 미래를 상상하는 도서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역사회의 핵심 문화기반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도서관의 미래 지향적 방향과 도서관의 혁신적 기능 및 역할을 모색한다.

우리는 이 같은 움직임을 보면서 제주도서관이 도민의 창의성과 상상력의 원천이자 지역 공동체의 거점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클릭 한 번에 온갖 정보가 쏟아지는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세계의 지도자들과 부자 중에는 ‘못 말리는 책 벌레’가 많다. 지식과 정보는 인터넷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생각하는 힘과 세상을 보는 눈은 독서를 통해 제대로 길러진다. TV나 컴퓨터가 아무리 많은 정보와 흥밋거리를 쏟아내도 사고력과 통찰력을 키워주는 것은 책이요, 신문 잡지같은 활자미디어다.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지금 도서관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도서관을 육성하는 일이야 말로 지역사회와 도민 개개인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값진 투자요, 응원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제주도서관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바라마지 않는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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