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상수도 문제를 나몰라라 할 건가
정부는 상수도 문제를 나몰라라 할 건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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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수돗물 누수가 심각하다. 낡은 상수도관 등으로 인해 멀쩡한 수돗물이 낭비되는 일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갈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전국적으로 상수도 총공급량이 62.8억㎥에 이르는데 이 중 누수량이 6.9억㎥에 달한다고 밝혔다. 누수율이 10.9%에 이르러 매년 6058억원어치 물이 땅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상수도공급 급수율이 100%인 제주지역은 연간 상수도 총공급량 1억5268만8464㎥ 중 41% 가량인 6364㎥가 누수로 사라지고 있다. 누수율이 전국 평균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한 해에 제주도 땅 속으로 사라지는 수돗물을 금액으로 환산해 보니 약 55억8000만원어치에 달했다.(전국 평균 수돗물값 적용)

이로 인한 재정 손실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처럼 낡은 수도관이 ‘물 먹는 하마’가 되면서 재정 낭비는 물론 해마다 가뭄 때마다 물 부족의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수돗물의 누수는 상수도관의 노후화와 급격한 수압 변동, 지반 침하 등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낡은 관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제주도내 상수관들은 20년 이상 경과한 것들이 수두룩하다.

지난 5월 22일만 해도 제주시 건입동 주택가 도로에서 상수도관이 터져 아스팔트 곳곳이 솟구치고 갈라지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건입동 옛 출입국관리사무소 인근 도로는 물바다가 되고 이 일대의 교통이 마비됐다. 이 날은 20년이 넘은 400㎜ 상수도관 접합 부분 2곳이 터지면서 이 부근 도로 50m 구간이 터지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 어떤 참사가 일어날지 주민들은 걱정이다.

낡은 상수도관 문제가 누수 사태를 넘어 주민 생활과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문제 해결 의지가 부족하고 제주도는 빈약한 재정 상황이 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상수도 누수 개선사업은 정부 지원이 거의 없어서 제주도가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도 요금만으로 시행돼 낡은 수도관 교체가 요원하다. 수도관 교체에 눈 돌릴 여력이 없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일 것이다.

제주도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노후 상수도 현대화 사업으로 지방비 122억, 국비 122억 등 244억원을 편성해 새나가는 물을 줄일 구상이나 정부가 이 예산을 줄지는 현재로선 의문이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상수도 유지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노후관 교체는 물론 상수도 관망을 현대화하는 작업도 시급하다. 언제까지 정부는 이 문제를 지자체 예산에만 맡겨 놓고 나몰라라 할 건가. 마른 수건을 짜는 것도 한계가 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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