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현실적인 두 남녀의 ‘꿈’과 ‘사랑’ 이야기
지극히 현실적인 두 남녀의 ‘꿈’과 ‘사랑’ 이야기
  • 김동일 기자
  • 승인 2017.10.19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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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톡] 영화 ‘라라랜드’
두 남녀 꿈과 사랑 이야기에 뮤지컬 버무려
영화 마지막에 플래시백 장면 두고두고 회자
두 배우의 연기·노래·탭댄스·연주 등 볼거리
영화 ’라라랜드’의 스틸컷.

[제주일보=김동일 기자] 젊은 두 남녀가 있다. 그들에겐 음악과 무대, 그리고 사랑이란 꿈이 있다. 꿈을 안고 있는 두 남녀가 살아가는 도시 ‘라라랜드(La La Land)는 반짝인다. 마치 그들을 위한 것처럼. 영화 ‘라라랜드(2016년 개봉)’의 이야기다.

첫 장편 영화 ‘위플래쉬’를 통해 음악에 대한 강렬한 광기와 욕망을 담아낸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라라랜드’에서는 두 남녀의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낭만적으로 그려냈다. 성공을 꿈꾸는 두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스토리가 새롭지 않지만 ‘꿈’과 ‘사랑’이라는 단어를 뮤지컬과 버무려 낸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감독은 색과 음악을 통해 영화의 배경 ‘라라랜드’를 극대화시켰다. 로스엔젤레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시각적 효과와 청각적인 효과의 절정을 그려내고 있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은 도시라고 느껴질 법 하다. 연출이 힘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배우를 꿈꾸는 미아(엠마 스톤)에게 꿈은 마치 기약 없는 약속과도 같다. 언제 배우가 될지 몰라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버거운 미아에게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의 존재는 특별하다. 세바스찬 역시 지금은 듣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가 돼 버린 재즈와 재즈에 대한 이야기를 오롯이 들어주는 미아가 고맙다. 둘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주는 관계인 셈이다.

그렇게 미아와 세바스찬은 ‘사랑’으로 만났지만 정작 그들이 지향하는 것은 다름 아닌 ‘꿈’이다. 두 남녀는 사랑 속에서 꿈을 실현하기 위한 선택을 했고, 다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결과를 낳는다. 마치 꿈을 잡기 위해서는 사랑을 포기할 수밖에 없던 것처럼.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던 세바스찬의 말처럼, 두 사람이 헤어진 후 수년의 세월이 흐른다. 수년 뒤 우연히 만난 미아와 세바스찬. 꿈을 이루기 위해 사랑을 포기한 두 남녀는 갈망하던 꿈을 실현했을까. 그리고 지금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정답은 두 사람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영화 말미의 플래시백 장면은 두고두고 회자될 법 하다. 인생에서 ‘사랑’에 무게를 둔 관객과 ‘꿈’에 무게를 둔 관객이 느끼는 결말이 각각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마지막 장면에 담겨있다. 로맨스 영화지만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라라랜드’가 관객들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두 배우의 완벽한 연기는 물론 화려한 탭댄스, 노래, 피아노 실력까지 작품 속에서 하나도 빼놓을 게 없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화려한 꿈을 꾸고 난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그동안 이 같은 영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완벽하고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다.

김동일 기자  flas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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