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어촌 무한 발전가능성 확인"
"제주 농어촌 무한 발전가능성 확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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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지난 13~15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열린 제3회 제주농어촌체험페스티벌 현장. 많은 우려에도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② ③ 농어촌체험페스티벌 기간 중 행사장 일부에서 진행된 ‘환경퍼드림’(서귀포시 생활환경과 주최) 행사. 시사하는 바가 컸던 아름다운 행사였다

[제주일보] 가늠할 수 없는 일기와 조석으로 변하는 날씨가 만추(晩秋)임을 실감케 한다. 새벽녘 한기는 옷깃을 여미게 하고 매일매일 크기를 달리하는 월동작물들도 한파를 극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추석을 전후한 유례없는 긴 연휴 기간 동안 국내 많은 여행객이 해외로 나갔지만 50여 만명이 제주를 찾아 풍광을 만끽하기도 했다. 하지만 농촌의 이웃들은 그 여유로운 연휴와 무관하게 그들의 삶의 터에서 시계추처럼 변함없는 영농활동을 계속해야 했다.

사계절이 있는 우리네 국토는 봄과 가을이 축제의 계절이라고 볼 수 있다. 봄 축제가 꽃과 싱그러움을 담아낸다고 한다면 가을 축제는 좀 더 풍성하고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 방방곡곡이 축제의 장이다. 우리 제주도도 예외 없이 탐라문화제를 필두로 해녀축제, 밭담축제, 칠십리 축제, 감귤축제 등 수 많은 잔치가 제주도 전역을 통해 장을 벌린다.

필자가 속한 단체에서도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농촌체험 휴양마을들이 평소 준비하고 진행해온 체험상품과 특산물을 전시·홍보하고 마을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진행하는 ‘제3회 제주농어촌체험페스티벌’을 열었다.

그동안 2012년부터 수도권에서 3회, 제주시에서 2회를 개최했고 서귀포시 소재 마을들의 요청에 의해서 올해는 서귀포시에서 열게 됐다. 상주인구의 차이와 일반적인 축제와는 다른 형태의 페스티벌이기에 럭셔리(?)한 행사 광장에서의 성공적인 개최가 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방문객의 숫자(성패 여부)에 치중하는 관행상 우려가 훨씬 더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축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줬다. 참여 마을과 마을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재부상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도내 소비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국가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고, 서귀포지역을 여행하던 관광객들에게도 제주도 농촌체험상품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행사장을 찾은 학부모들에게도 많은 칭찬을 받는 뜻밖의 일도 경험했다.

먹거리 장터와 유명 연예인을 섭외해 관중을 동원하는 여타의 축제와는 달리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축제를 서귀포시에서 열어줘 고맙다는 인사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필자는 어느 누구의 칭찬보다도 더 큰 힘을 낼 수 있었고 절로 어깨를 으쓱거리게 됐다.

14일 토요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마을들은 다음 날인 일요일 더 많은 체험상품을 준비했으나 갑작스런 돌풍이 발목을 잡아 더 이상 행사를 진행할 수 없었던 점이 조금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페스티벌을 진행하면서 모두가 당연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퍼포먼스를 우리는 실현했다.

바로 서귀포시(생활환경과)가 주최하고 쓰레기 줄이기 시민실천 운동본부와 서귀포시 새마을부녀회가 주관한 ‘환경퍼드림(for Dream)’ 행사가 그것이었다. 제주도가 쉽게 풀지 못하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도민의식을 제고할 수 있는 작지만 아름다운 행사였다.

중고물품 나눔장터, 리폼가구 판매 및 경매, 재활용품 교환, 지역 내 여고생들이 진행하는 벼룩장터, 쓰레기 줄이기 및 요일별 배출제 홍보 등을 짧은 시간 동안 임팩트 있게 진행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실질적이고 참신한 이 조그마한 행사는 각종 축제를 진행하는 도내 모든 기관·단체가 소중히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라 여겨진다.

그 행사를 보면서 농어촌체험페스티벌을 진행했던 모든 마을과 진행요원들은 행사가 끝난 후 철저한 쓰레기 줍기와 분리수거에 나섰다. 조금의 흔적도 남기지 않으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행사장 부스 75개 중 겨우 12개를 잠시 빌려 사용하며 주최측(서귀포시 생활환경과)의 위상보다는 효율성을 극대화 하고자 했던 공직자들의 유연함을 보면서 필자는 새삼 공직사회의 변화를 피부로 절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행사는 서귀포시뿐만이 아니라 제주도 전역에서 이뤄져야 한다.

제주도내 각처에서 진행되는 축제장에 그들이 운영할 수 있는 부스를 배려하고 폐기물 재활용뿐만이 아니라 폐기물을 활용한 정크아트(Junk Art)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의 재치와 기지를 접목한다면 제주도에서 진행되는 모든 축제가 특별하고 차별화된 감동을 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모든 축제의 매뉴얼에 환경과 재활용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로드맵이 만들어 진다면 참 좋겠다.

더불어 축제를 주관하는 도내 모든 기관·단체를 총망라한 단체가 설립되길 기대해본다. 행정의 권유나 방향제시가 전제되지 않은 축제의 경우 해당 축제의 주체들이 서로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면 축제의 질과 양이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 보물섬 제주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더욱 키우고 아름답게 가꿀 수 있다면 도민들의 주인의식과 자긍심이 높아질 것이고 제주를 즐기는 관광객들에게도 더욱 큰 감동과 만족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객들은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번 제3회 제주농어촌체험페스티벌에 행·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아니한 제주특별자치도(지역공동체발전과)와 양 행정시(마을활력과),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심과 배려를 해준 서귀포시 스포츠지원과와 생활환경과, 참여해준 마을들과 6차 산업 참여 기업들에게 지면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들이 있어 보물섬 제주는 모두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고, 그들이 있어 보물섬 제주는 영롱한 보석처럼 더욱 빛날 것이라 믿는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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