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국문학 소통 거점지역으로 거듭날 것”
“제주, 한국문학 소통 거점지역으로 거듭날 것”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7.10.13 22: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문학인 제주포럼 개막…‘재일제주인 문학과 한국문학’ 등 세션 진행
국내외 문학인 50여 명 참가 ‘문학위기’ 진단…15일까지 강연‧발표‧문학답사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제주를 비롯해 국내‧외 문학인들이 제주에서 문학과 인문학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해보는 교류의 장이 개막됐다.

‘2017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이 ‘문학의 숨비소리, 제주’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오리엔탈 호텔과 제주목관아 등 제주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시가 주최하고 2017 전국문학인 제주포럼 조직위원회(제주문화원‧제주문인협회‧제주작가회의)가 주관하는 이번 포럼에는 강연과 발표, 토론자, 국내외 초대작가 등 50여 명이 참가했다.

제주포럼 첫날인 13일 오후 6시에는 개막식과 환영만찬이 열렸다.

김봉오 조직위원장은 “이번 전국문학인 제주포럼은 제주문학의 부흥을 위한 도약의 서막을 여는 장이 될 것”이라며 “제주가 한국문학의 소통 거점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는 대화의 향연으로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축사에서 “문학은 모든 예술의 근원이자 예술산업의 1차적 기반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제주포럼이 한국문학의 다양성을 회복하고 문학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개막식에서는 또 제42회 오사라기 지로상, 제41회 다카미 준 문학진흥회 문학상을 받은 김시종 시인이 ‘시는 현실인식의 혁명’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오리엔탈호텔에서 열린 제1세션은 ‘한국문학, 외연과 경계를 말하다-재일제주인 문학과 한국문학’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재일동포 소설가인 김길호씨는 ‘재일제주인 문학의 외연과 경계’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재일동포 작가들의 경우 식민지 종주국이었던 일본과 차별의 동포사회, 그리고 고국이라는 세 갈래의 애매모호함 속에 자신의 정체성을 조감도처럼 직시하면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일동포들의 창작의 원점 속에는 식민지 종주국에 대한 주박들이 옹이처럼 박혔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주관적 인식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이러한 재일동포 문학을 식민지문학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식민지문학의 잔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일동포의 숙명적인 이 명제를 앞으로 재일동포 문인들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곽형덕·김동현·조은애 평론가가 참석해 재일제주인 문학의 특수성과 한국문학과의 관계 등에 대해 발표했다.

제2세션에서는 ‘인문학의 위기, 문학의 미래’란 주제로 위기에 봉착한 문학, 특히 분권화 시대 지방문학의 희망찾기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 공유했다.

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시인)은 ‘문학의 위기는 극복되었는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문학의 위기 상황을 외적요인과 내적요인의 측면에서 접근했다.

그는 외적요인으로 ▲여가생활의 다양화 ▲시청각을 앞세운 기계적 매체의 발달 ▲극단적 개인주의 풍조 만연 등을 꼽았다.

그는 이어 작품의 난해성 등을 문학 위기의 내적요인으로 지적했다. 독자와의 호흡이나 교감이 이뤄지지 않는 문학은 위기를 넘어 절망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작가의 과잉배출과 작품의 과잉생산도 위기 요인으로 지적했다. ‘축사비평’, ‘주례사비평’으로 혹평을 받고 있는 비평의 문제도 위기를 초래한 내적요인 가운데 하나로 올렸다.

문 이사장의 발제에 대해 김원욱 시인과 강용준 희곡작가, 지연희 수필가가 토론을 전개했다.

이들 토론자들은 문학의 위기 상황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학교의 제도교육에서도 찾을 수 있다면서 특히 치열한 문학정신의 실종을 심각한 상황으로 우려했다.

중앙으로 집중된 공고한 문단 구조가 지방문학의 위기를 초래한 요인으로 꼽고 분권화 시대 지방문학의 희망찾기도 절실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제주포럼 둘째 날인 14일에는 제주 목관아에서 3개의 문학 세션과 부대행사로 문학콘서트·제주시민 문학백일장·목관아 토요북카페가 진행된다.

제3세션에는 ‘항구와 문학, 그리고 삶’을 주제로 고명철 평론가와 박관서‧신현수‧김진수‧서정원 시인이 참석해 항구도시 시민들의 삶과 문학에 대해 얘기한다.

제4세션의 주제는 ‘스마트시대의 한국문학의 향방’이다. 이광복 소설가와 장승련 아동문학가, 송상‧변종태 시인이 참여해 변화된 환경 속에 놓인 한국문학의 방향가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마지막 제5세션에서는 ‘향토문학의 저력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제주 향토문학의 현주소와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한다. 김관후 소설가와 오문복 한학자, 김순이 시인, 김새미오 한문학자, 김순택 수필가가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인다.

마지막 날에는 포럼 참여 작가들과 함께 4·3 평화기념관과 돌문화공원, 서귀포 시비공원 등 제주문학 관련 현장답사가 펼쳐진다.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