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돼지고기 시장, 제주양돈 변해야
빗장 풀린 돼지고기 시장, 제주양돈 변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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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에서도 15년 만에 다른 지방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결론적으로 상황이 지금에 이르게 된 전적인 이유는 제주 양돈업계 내부로부터 나왔다.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는 축산악취 민원,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축산폐수 무단배출과 이로 인한 업주의 처벌. 결국 선량한 도민들로부터 지탄이 대상되면서 그동안 제주 양돈업의 ‘보호막’격인 타지방 산 돼지고기 반입금지라는 빗장이 풀렸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그제(10일) 지금까지 1급 전염병인 돼지열병 유입 방지를 위해 시행해 온 다른 시·도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입금지 조치를 조건부로 해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타지방산 돼지고기를 반입 하려면 반입하려는 날 3일 전까지 제주도동물위생시험소에 반입할 품목과 물량, 반입하는 지역 등을 신고하면 된다.

이에 앞서 제주도는 2002년 4월 다른 시·도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하자 같은 달 18일부터 지금까지 15년간 타지방 돼지고기에 대한 반입금지 조치를 이어왔다. 제주에서는 그동안 돼지열병에 대한 백신접종이 금지됐다. 이유는 2000년부터 일본으로 제주산 돼지고기를 수출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제주산 돼지고기의 일본 수출은 다른 시·도에서 구제역 발생함에 따라 2009년이후 중단됐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물론 제주도내 음식점들까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타지방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제주산 돼지고기를 먹거나 사용해야 했다. 물론 외국산 돼지고기는 제주에 제한 없이 판매된다. 따라서 적지 않은 도민들은 지속적으로 타지방산 돼지고기를 먹게 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실제 지난달 평균 제주산 돼지고기 지육의 평균 경락가는 ㎏당 7227원에 이른다. 전국 평균은 4886원이다. 제주산이 2341원이 비싸다. 지난달 29일 제주산 삼겹살 1㎏당 평균 소비자가는 2만8000원이고, 다른 시·도산은 평균 2만3280원이다. 엄밀하게 보면 선량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설득력도 없고 기준조차 애매모호한 ‘일본수출에 지장이 될 수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장기간 침해당한 셈이다.

타지방산 돼지고기 반입허용은 이제 되돌릴 수 없게 됐다. 남은 과제는 과연 제주의 양돈 산업이 지금처럼 ‘호황’을 누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 숙제는 양돈농가 스스로 풀어 나가야 한다. 우선은 제주양돈업을 친환경산업으로 자리매김 시킬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걸핏하면 악취 민원을 낳고 폐수 무단배출을 일삼는 지금의 불명예를 털어 내야 한다. 그래서 제주의 청정자연환경에 걸맞은 질 높은 산업으로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도민들의 공감도 회복해야 한다. 타지방산 돼지고기 반입허용은 분명 제주양돈업에 위기지만,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늘 함께 찾아온다. 제주양돈농가 하기 나름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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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2017-10-12 12:41:36
그동안 알면서도 참아왔던 제주도민으로서 환영할 일입니다.
왜곡된 돈육가격을 낮추고, 악취없는 청결한 제주를 기대해 봅니다.
양돈업계에 타격이 있겠지만 인위적인 보호막을 거두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