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통문화…아직 갈 길이 멀다
제주교통문화…아직 갈 길이 멀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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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최근 3년간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11대 중과실 교통사고 사망 원인은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이 29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이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11대 중과실 교통사고는 2014년 1450건, 2015년 1522건, 2016년 1349건 등 최근 3년간 4321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른 사상자는 사망 117명, 부상 6804명 등 모두 6921명이다.

사망 원인이 횡단보도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이 가장 많았다는 사실은 우리의 교통문화 개선이 아직 갈 길이 멀기만 하다는 의미다. 이외에 사망 원인은 과속과 음주운전이 각각 24명, 중앙선 침범 19명, 무면허 운전 11명, 신호 위반 10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8.4명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5명보다 많이 높다. 교통사고 사망률은 수십년째 OECD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는 2.46명으로 OECD 평균 1.1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처지다.

교통문화 역시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호 위반, 꼬리물기, 끼어들기와 같은 교통 무질서가 다반사로 이뤄진다. 보행자 사망 사고와 어린이 사망자가 많고, 안전띠를 매지 않아 숨지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안전띠는 생명띠고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에도 안전띠 착용률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제주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전국에서 최악의 수준이다. 제주에서 교통사고가 많은 이유는 차량의 흐름 속도가 다른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가 렌터카 등 관광객 이용이 많고 자가용 이용률도 높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를 줄이려면 시민의 의식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사고를 유발하는 도로 설계와 주먹구구식 안전시설도 여전한 실정이다. 일부 운전자의 불만이 있다지만 사고 줄이기에 도움이 된다면 제한 속도를 더 낮춰가야 한다. 또 일부도로에서 교통표지판의 식별이 어렵고, 속도를 내는 구간이나 사고 위험 구간에 교통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은 문제는 시급히 보완해야 할 것이다.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현재처럼 차량이 아니라 보행자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교통사고 도시’의 오명을 벗고 제주도가 안전한 관광 도시로 변신하려면 지금보다 더한 노력과 각오가 필요하다. 교통사고 예방은 제도나 법규도 중요하지만 안전의식이 우선이다. 귀찮다거나 불편하다는 사소함에 집착해 생명을 희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운전자는 교통법규를 지키고 보행자는 보행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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