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추석 연휴의 민심과 일상으로 복귀
긴 추석 연휴의 민심과 일상으로 복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0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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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장장 10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끝났다. 추석을 맞아 우리 모두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고 가족·친척과 회포도 풀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급격한 세태 변화 속에서도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우리 명절의 취지가 그래도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추석이었다.

추석에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취업과 결혼, 자녀 진학 등 살아가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올 추석에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로 인한 안보 불안을 시작으로 내년 6·13지방선거와 경제난 등이 화두가 돼 밥상머리에 올랐다. 하지만 연휴를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온 도민들의 맘 한구석은 편치가 않다. 정치권과 도민을 통해 전해지는 ‘추석민심’을 정리해보면 천하가 태평해 즐기는 함포고복(含哺鼓腹)의 모습이 아니었다. 발을 구르며 기쁨으로 부르는 격양가(擊壤歌)도 들리지 않았다.

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고물가, 불경기로 인한 팍팍한 생활, 실업대란, 집값대란이었다. 추석인사를 하러 다니던 사람들이 시장상인들에게 “장사가 잘 되시냐”고 물어보면 “그걸 말이라고 하고 있느냐? 보면 모르냐?”는 질책을 들었다고 한다. 어느 곳 할 것 없이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광경기 침체, 꺼져버린 경기에 대한 서민과 시장상인들의 한숨 소리만이 진동했다. 집값 대란에 무주택자들은 현 정부는 물론이고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 카드를 내보였다. 심각한 청년실업 또한 민심에 불만을 더하게 했다.

현 집권 세력에 대한 불만은 물론이고 제1야당 한국당도 역시 신뢰할 정치세력이 못 된다는 것이 민심의 현주소였다. 내년 6·13지방선거는 어느 당 후보가 이기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당장 힘든 민생을 책임지라는 것이 민초들의 주문이었다. 그럼에도 기성 정치권은 이같이 성난 민심을 아전인수(我田引水)로 해석하고 있다.

‘민심은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다. 정치권은 추석 민심을 제대로 듣고 국민의 뜻을 수용하고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기성 정치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철저히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국민을 편안케 해야 할 정치가 되레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심지어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편이다. 정치에 피로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추석 연휴였다. 이 때문에 이번 추석 연휴의 최대 화두는 나라가 바로 서고 국민이 편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절감했다는 것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의 강점인 긍정적 마인드가 다시 필요한 때다. 전 국민의 동시 휴가이기도 한 이번 긴 추석 연휴는 그러한 면에서 훌륭한 시스템이다. 우리 모두는 오늘부터 일상(日常)으로 복귀한다. 각자의 앞에 놓인 과제가 하나같이 녹록하지는 않겠지만 재충전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서로서로 격려하며 다시 힘차게 시작하자. 아무리 어려운 일도 마음먹기에 달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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