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홈닥터
"우리 아이 허리가 휘었어요"윤진호. 정형외과 전문의
제주일보 | 승인 2017.10.01

[제주일보] 여중생 환자가 엄마 손에 이끌려 진료실에 들어선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학교 신체검사에서 허리가 많이 휘었대요. 어떡하죠?”

엄마의 얼굴은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

일단 엄마를 진정시키고 방사선 검사를 해보니 척추 측만증이 진단되었다.

“어머님, 청소년기 척추 측만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허리가 옆으로 휘는 병인데요, 아이가 전혀 아파하지 않으니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허리가 실제로 휘었다는 말에 엄마는 더욱 흥분해 아이를 다그친다.

“거봐, 엄마가 평소에 너 핸드폰 그만 좀 하고 자세 똑바로 하라고 했지? 너 이제 어떻게 할거야, 응?”

“어머님, 잘못된 자세나 무거운 책가방, 운동부족, 체형에 맞지 않는 의자에 비틀어 앉는다고 해서 측만증이 꼭 생기는 건 아니에요.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너무 애를 나무라지 마세요.”

“그래요? 그럼 우리 아이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허리가 계속 휘어지면 나중에 문제가 안 되나요? 폐가 찌그러지면 자기 수명대로 못 산다거나, 나중에 시집가서 애 낳는데 문제가 생긴다거나, 그러지 않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측만증 환자를 50년 이상 관찰한 연구결과, 생존율이나 일상생활 기능면에서 일반인과 차이가 없다고 밝혀졌어요.”

그제야 엄마의 표정이 풀리며, “그럼, 평소에 얘가 허리가 가끔 아프다는데 그것도 측만증 때문인가요?”

“측만증은 대개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드물게 요통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요통은 측만증이 없는 사람에게도 흔하고 측만증이 있다고 해서 요통이 더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그럼 우리 애는 그냥 이대로 내버려 두면 되나요? 치료는 어떻게 해야죠?”

“척추가 휘어진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20도 미만의 측만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 대개 6개월 간격으로 방사선 검사해서 변형이 진행하는 지 여부만 지켜보면 됩니다. 20~40도 측만증은 잔여성장이 2년 이상 남은경우는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진행여부를 지켜보지만, 잔여성장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성장이 끝난 경우는 굳이 보조기는 필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40~50도 이상의 경우는 심장이나 폐기능의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로 교정하게 됩니다.”

“우리 애는 몇 도에요?”

“방사선 측정 결과 25도이고 초경이 3년 전에 시작됐으며 성장판이 거의 닫혀 있으니까 보조기는 하지 말고 앞으로 석 달에 한 번씩 방사선 검사만 하면 되겠네요.”

“아, 그렇군요. 그런데요 선생님, 얘기 들어보니까 다른 아이들은 휜 척추를 바로 잡겠다고 접골원에서 뼈 교정을 받는다는데, 우리 아이도 그런 곳에 가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뼈 교정술로 측만증을 완치했다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습니다. 오히려 과도하게 뼈를 자극하면 골절이나 이차적인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주의하셔야 합니다.”

“다만, 평소에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 운동을 통해서 건강한 근육을 만들어 목, 어깨나 허리 통증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은 필요하겠죠.”

“네. 오늘부터라도 아이와 함께 운동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포토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고충처리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서사로 25 3-5층(삼도이동, 수정빌딩)  |  대표전화 : 064)757-3114
광고·구독:757-5000  |  편집국 FAX:756-7114  |  영업본부 FAX:702-7114
법인명(단체명) : 주식회사 제주일보방송  |  등록번호 : 창간 1945년 10월1일 / 1964년 1월1일 등록 제주, 가 0001
대표자명 : 김대형  |  발행인 : 김대형  |  편집인 : 부영주   |  편집국장 : 홍성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대형
Copyright © 2017 제주일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