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급제동 사고’ 엄정조사 이뤄져야
‘제주항공 급제동 사고’ 엄정조사 이뤄져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10.01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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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올 추석연휴의 출발점이었던 지난달 29일 오후 제주공항에서 하늘로 비상하기 위해 활주로를 달리던 여객기가 급제동했다. 급제동은 항공기를 지탱하는 타이어 파손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활주로가 마비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장 수만명의 불편을 겪었다. 또 추석 연휴기간 고향 제주를 찾으려던 귀성객과 이 기간 제주에서 즐거운 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 등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제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제주공항을 직시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35분께 승객 180여명을 태우고 제주에서 김해로 가려던 제주항공 7C510편이 이륙을 위한 활주로(동-서 방향) 주행 중 급제동했다. 이 과정에서 타이어에 높은 고온이 가해져 1개가 파손됐다. 이 때문에 한 시간 정도 활주로 가동이 중단됐다. 당장 제주공항 출발 10편이 결항하고 도착 13편이 회항했다. 지연도 출발 106편, 도착 75편 등 181편이나 됐다. 항공기 결항으로 발이 묶인 출·도착 기준 승객은 대략 4000여명. 지연으로 인해 3만명이 넘는 인원이 고생했다.

문제는 추석연휴를 앞 둬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시간대에 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했는가 하는 점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들만을 놓고 본다면 해당 항공기의 기체결함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항공사 측은 여객기 타이어 파손 경위가 활주로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관제실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즉 관제실로부터 정상 이륙 허가를 받고 이륙을 위한 주행을 하다가 해군 군용기가 남·북 활주로에서 동·서 활주로 쪽으로 이동해 오는 것으로 보고 조종사가 급제동했다는 해명이다. 당시 남북활주로에서는 해군 6전단 소속 P-3항공기가 진입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현장에 조사관을 보내 사고 경위 등 원인을 조사했다. 국토부는 조사관 조사에 따라 사고 경위에 대한 언론 보도문 등 상세한 경위를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국토부의 입장을 놓고 본다면 사고원인은 조만간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 형태를 놓고 볼 때 원인 분석 자체에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면 국토부는 이번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들에 대해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올 추석연휴 제주에는 50만명 넘는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이미 예견됐다. 이들 대부분이 항공편을 이용할 것은 두말 할 나위없다. 그렇다면 제주공항 근무자들이나 항공사 모두 이 기간을 전후해 ‘특별·비상근무’가 시행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이륙하기 위해 달리던 비행기가 기체결함이 아닌 ‘외부요인’에 의해 급제동하면서 활주로가 마비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생고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 국토부의 신속하고 엄정한 조사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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