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2주년을 맞는 우리의 다짐
창간 72주년을 맞는 우리의 다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7.09.28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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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8·15 광복을 맞은 그해 1945년 10월 1일 창간된 제주일보가 창간 7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일제 강점하의 식민지 시대를 벗어난 후 최초의 지방지-‘조국 광복의 신문’으로 한반도 맨 남쪽에서 처음 등장한 제주일보는 그로부터 가장 긴 지방언론 역사와 함께 가장 많은 독자를 갖는 전통을 간직하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이제 희수(稀壽)를 다 보내고 다시 한 해를 더한 연륜을 올해로서 맞게된 셈입니다.

한 인간이 70 고개를 넘기까지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따라 그 팔자의 길흉(吉凶), 그 잘잘못을 가려 그 운명을 논하듯이 본보가 걸어온 72년을 돌이켜 보면 그것은 겨레의 운명과도 닮았고, 고난의 섬, 제주도의 역정과 흡사했습니다.

역사와 전통이 지니는 무게

흔히 제주일보를 ‘전통지’라는 대명사로 부릅니다.

요즈음도 가끔 독자들이 보내오는 ‘전통지로서의 제주일보…’ 하는 말로 시작되는 충고, 제언, 격려 등의 투고를 접할 때면 새삼 지난 역사를 되돌아 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역사와 전통이라는 것이 지니는 무게를 재인식하고 재음미해보게 됩니다.

전통지라는 대명사는 우연의 소산일 수 없습니다.

창간 당시 및 그 이후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가 제주일보에 부여한 사명과 그 사명에 충실하고자 한 피나는 노력의 자취가 얻어낸 값진 지칭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일보가 창간(제호 濟州新報)할 당시는 해방정국의 회오리 속에서 극심한 물자난과 사회 혼란으로 신문 제작과 발행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더욱이 1948년 4·3사건의 와중에서는 편집 간부들이 희생을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해방과 조국분단의 혼란 속에 제주일보는 도민의 분열을 막고, 국가와 민족·민주주의를 옹호해야 할 시대적 요청 앞에 지표를 분명히 함에 있어 양식과 용기를 다했습니다.

오늘의 상식에서는 당연한 신문의 제작 태도였던 것으로 여길 것이나 가치의 대립이 극심한 그 때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굳은 신념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제주일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지방 언론의 통폐합(제호 濟州新聞) 등을 거치면서 무수한 시련 속에 비운을 곱씹어야 했습니다.

 

격동의 시대를 헤쳐온 언론의 길

그 후라고 해서 언론의 길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4·19, 5·16, 10·26, 5·18, 그리고 민주화 항쟁 등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상기하는 것만으로도 웬만큼 짐작이 갈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국민의 아픔이었지만 그 격동의 시대 속에 언론의 길에 맡은 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창간 72주년을 맞아 이와 같이 과거를 되돌아 보는 까닭은 자화자찬이나 자기도취에 빠져서가 아니라 시대적 상황이 신문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며, 신문은 이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정도인가를 이 기회에 다시 한번 성찰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신념과 사명감과 긍지로써 그 전통을 이어간 보람이 있어 오늘날 전국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전통지로 독자로부터 신뢰받는 신문으로 발전했습니다.

신념은 선배와 후배로 계승되었고, 사명감은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졌습니다.

찬찬히 지난 역사를 더듬으며 새삼 감회에 잠기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하면서도 십전(十全)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입니다.

일보의 전진이 있었는가 하면 반보의 후퇴도 있었고, 반보의 후퇴가 있었는가 하면 일보의 전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진일퇴하는 가운데 지나온 72년의 연륜에 상처가 적지 않으나 제주일보가 전통의 품격을 갖춘 신문으로 성장해 나가는 힘이 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주일보 창간 72주년 축하 전문을 통해 “제주일보는 1945년 광복과 함께 창간된 지역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정론지”라며 제주일보가 “지난 72년 동안 격변의 한국 현대사와 함께하며 ‘정론직필, 민권수호, 성실봉사’의 3대 사시를 지켜왔다”고 치하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앞으로도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국가와 지역 발전 및 제주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당부의 말도 있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런 치하와 당부는 우리에게 고마우면서도 과분합니다.

제주일보가 72년의 전통지답게 앞날을 향해 올곧은 언론의 길을 가라는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겠습니다.

 

한결같은 독자의 사랑에 감사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내일도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정론직필하고, 민권을 수호함으로써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에 앞장서며,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성실봉사할 것을 도민과 독자 앞에 굳게 약속합니다.

또 이와 같은 길이 언론이 걸어야 할 정도이며, 이 시대의 신문이 펼쳐야 할 정론의 방향임을 이 기회에 다시 한번 밝힙니다.

올해 연초 제주일보가 ‘공정(公正)’을 신문제작의 지표로 새삼 내세운 까닭도 주어진 자기 사명에 대해 철저히 재다짐을 하자 함에서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창간 72주년을 맞아 겸허한 마음으로 그동안 독자들의 한결같은 아낌과 사랑에 대해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다가올 창간 100주년을 바라보며 겨레와 조국의 미래를 위해 언론 본연의 사명과 민족적 염원에 충실할 것을 기약합니다.

다시 한번 도민과 독자 여러분의 변치않는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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